울산대학교병원 혈액내과 조재철 교수와 신경과 양희준 교수가 2021년 한국연구재단의 기본연구사업 과제로 선정돼 난치병 치료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주제는 각각 ‘골수 내 미세환경조절을 통한 다발골수종의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조재철 교수), ‘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비강 내 미생물군집 변이와 α-시뉴클레인 응집 및 전파에 대한 기전’(양희준 교수)이다. 두 교수를 만나 3년 동안 수행하게 될 연구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정리 편집부 /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

이번 2021년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사업 공모에서 2건의 과제가 선정되어 두 분 교수님을 한자리에 모셨습니다.

조재철 교수 반갑습니다. 울산대학교병원 혈액내과에서 진료하고 있는 조재철입니다.

양희준 교수 안녕하세요.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에서 진료하고 있는 양희준입니다.

이번에 선정된 공모는 한국연구재단의 기본 사업인데요. 이번 기본연구사업 선정에 남다른 의미가 있나요?

조재철 교수 한국연구재단의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사업입니다. 연구자의 연구기반을 확대하고, 연구를 심화·발전시켜 나가도록 지원하여 국가의 기초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입니다.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이러한 연구재단의 과제를 수행하게 되었다는 것은 우리 병원이 임상연구뿐 아니라 기초연구에서도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양희준 교수 저도 원내에서 진행한 학술기반 연구지원사업의 지원(기반연구)을 받았습니다. 당시 처음으로 연구실 및 분석 장비, 각종 시약 등을 구성하고 실제로 여러 실험을 진행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분의 연구주제가 궁금합니다.

조재철 교수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은 65세 이상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해 ‘노인 혈액암’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인구의 노령화에 따라 지난 30년간 발생률이 30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최근 신약 개발로 치료 성적이 향상되고 있지만, 질환 특성상 재발이 흔하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합니다. 이번 기초연구는 다발골수종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항암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목적입니다.

양희준 교수 저는 주로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미생물 군집, 즉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속에서 나름의 생태계를 이루고 살아가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을 말하는데, 이러한 장내 미생물이 파킨슨병의 발병과 진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두 분의 연구는 2024년까지 3년간 진행된다고 들었어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조재철 교수 특정 암종에 특정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인 항암 신약 개발 과정이지만, 이 과정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존에 나와 있는 약물을 다른 질환에 적용하여 효과를 본다면 이러한 과정과 비용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미 출시된 항암 약물의 새로운 기전을 찾아 다른 암종에 쓰일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하는 전략으로 ‘약물 재창출’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러한 연구 개발을 3년간 시행할 예정입니다.

양희준 교수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으로 생각되는 시뉴클레인 단백질의 응집 및 전달에 마이크로바이옴이 상당 부분 개입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처음 2년 동안은 주로 세포 배양과 관련 당단백질 추출 등의 기초 연구를 진행하고, 3년 차부터 동물 실험을 망라하여 실제로 우리 몸속 미생물들과 뇌신경세포 간의 복잡다단한 관계를 규명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조재철 교수 앞서 말씀드린 약물 재창출입니다. 즉,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혈액암에서 다른 질환에 쓰이는 항암 약물 재창출을 통하여 더 나은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하는 것입니다.

양희준 교수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에서는 이전부터 원내 연구 지원을 받아 ‘퇴행성 뇌신경질환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에 대한 일련의 신경과학 연구를 해왔습니다. 다만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떻게 뇌질환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자신경학적 기전의 세부 연구가 부족했는데, 이번에 선정된 기본연구사업을 수행하면서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끝으로 <대학병원>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조재철 교수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지속적으로 국가 연구사업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암 치료의학 발전의 모델이 되고 또한 추구해야 할 미션과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입니다. 울산대학교병원은 앞으로 진료 분야뿐 아니라 기초연구에서도 환자들에게 신뢰와 기대를 얻는 기관이 될 것입니다.

양희준 교수 파킨슨병은 여러 퇴행성 뇌신경질환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뇌질환입니다. 그동안 파킨슨병 치료법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까지 근본 해결에 이르지 못해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이번 기초 연구에서 도출하는 세포 연구 및 동물 실험 결과를 임상으로 연계하여 연구영역이 실제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로 확장되는 데 이바지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