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병원의 정융기 병원장은 두 번째 연임하며 제13대 병원장으로서 6년 연속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2022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울산대학교병원 수장으로서 울산대학교병원을 이끌어 갈 정융기 병원장에게 울산대학교병원을 향한 계획과 애정을 들었다.

글 박지영 /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

병원의 위상을 한층 높인 4년의 시간

정융기 병원장은 2017년부터 울산대학교병원을 이끌어오고 있다. 그가 울산대학교병원과 함께한 지는 20년이 훌쩍 넘었다. 사람의 나이로 계산하면 갓 태어난 아기가 청년으로 성장하는 긴 세월이다. 1987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병원 연수를 마치고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거쳐 지난 1998년 울산대학교병원에 부임했다. 간담도와 췌장 등 복부 영상 분야 권위자로 통하며 기획실장과 진료부원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뒤 2017년 제11대 병원장, 이어 2019년 제12대 병원장에 취임했다. 2021년 3연임하며 제13대 병원장으로서 6년 연속 임기를 맡는다. 다시 주어진 울산대학교병원 수장의 역할과 자리에서 그는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울산대학교병원 병원장 자리는 단순히 한 기관의 장이 아닙니다. 울산 지역은 물론 영남권 의료의 리더로서 지역 의료 발전을 선도해나가는 중심 역할을 하는 무거운 잭임을 지닌 자리입니다. 그렇기에 지난 4년보다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4년간은 그의 인생에서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울산대학교병원을 대학 부속병원으로 승격시켰으며,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 재진입이라는 성과를 일궈낸 시간이다. 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등 울산 지역에 필요한 다양한 국책사업을 유치하는가 하면, 환자경험 평가 전국 4위 등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각종 의료 질 평가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병원의 위상을 높였다. 무엇보다 제4기 상급종합병원 재진입은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성과다.

“4년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기쁜 일은 4주기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울산대학교병원이 부울경 지역 1위, 전국 6위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당당히 상급종합병원으로 진입한 것입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진입하기 위해 지난 3년간 모든 평가 항목을 철저히 준비한 결과 암, 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에 대한 정부의 각종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았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퇴원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조사하는 환자경험평가에서 전국 4위라는 뛰어난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지역의료의 막중한 임무

2020년 우리나라 의료계는 코로나19라는 생경한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느라 고군분투했다. 울산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융기 병원장은 지난해 울산시 감염병대책단장을 역임하며 지역 코로나19 확산 예방과 관리는 물론 울산시 감염병 관리 시스템의 발전에 앞장섰다. 이는 정융기 병원장이 지난 4년 중 손에 꼽는 이슈다.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쓸며 인류에 많은 상흔과 도전 과제를 안긴 코로나19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우리 병원은 울산 지역의 유일한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코로나19의 1, 2차 대유행 시기에 신속한 대처와 선제 대응을 해왔습니다. 울산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을 안전하게 치료했지요.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매복해 있다. 현재에도 지역사회 감염이 이어져 경각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울산대학교병원은 코로나19 환자들이 건강하게 가정과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단계별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응급의료센터 건물에 별도의 단독 엘리베이터로만 접근할 수 있는 감염병 환자전용 음압 격리 특수(음압)중환자실 12병상을 오픈했다. 정융기 병원장은 오는 3월에는 같은 구역에 음압하이브리드 수술실과 음압CT실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귀띔한다.

“계획하는 모든 시설을 완비하면 어느 지역보다 안전한 상태에서 중증 감염병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게 됩니다. 우리 지역의 코로나19 대비 태세는 한층 강화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지역 최고 현안인 코로나19 극복에 울산대학교병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병원의 본질적 가치에 주목하다

2021년 울산대학교병원은 다시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된 만큼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융기 병원장의 포부도 남다르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맞춰 우수 전문 의료인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과감한 첨단장비 도입과 시설투자 등으로 중증 환자 치료역량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울산대학교병원은 보건복지부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공모사업에 위탁기관으로 최종 선정돼 울산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센터를 개소하면 지역 내 장애인들을 전문적이고 집중적으로 진료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 상황에서 울산대학교병원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공공 역할을 주저 없이 성실하게 수행해나갈 것이다.

정융기 병원장은 병원이 가진 본질적 가치에 집중한다. 아픈 사람을 낫게 하는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며 병원은 병원다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병원이 병원답고 의료진은 의료진다울 때 환자는 병원과 의료진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병원은 적정 진료를 제공하며 상업적이지 않아야 합니다. 제 역할은 울산대학교병원 3000여 명의 직원이 소신을 유지한 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병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각자가 품은 저마다의 가치를 잃지 않도록 하고 싶습니다.”

정융기 병원장에게 울산대학교병원 직원들은 곧 가족이다. 그의 시선은 결국 ‘사람’으로 향한다. 병원 직원들에게 품은 그의 마음에는 감사와 애정이 깃들어있다.

“울산대학교병원이 변화와 위기에 강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했던 건 환자 안전과 건강을 위해 맡은 분야에서 묵묵히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계신 직원 여러분 덕분입니다. 병원 경영을 책임지는 병원장으로서 마음 깊이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울산대학교병원을 찾는 환자들과 울산 시민에게 보내는 인사도 빼놓지 않는다. “그간 울산대학교병원에 보내주신 신뢰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상급종합병원 재진입을 계기로 울산 시민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발전하는 울산대학교병원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서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망하는 모든 것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정융기 병원장은 평소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한다. 초음파 검사와 판독 등을 꾸준히 하며 영상의학과 의사로서 본분도 잊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이 건네는 안정감을 좋아하고 건강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요즘 자주 하는 운동은 ‘걷기’다. 예전에는 피트니스센터를 곧잘 찾았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쉽지 않아 병원 인근에 위치한 염포산을 자박자박 오르거나 쉬엄쉬엄 명덕호수공원 산책을 즐긴다. 정융기 병원장에게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정융기 병원장은 앞으로 울산대학교병원의 미래를 위해 부드럽지만 힘차게 나아갈 것이다. 울산대학교병원과 병원에 몸담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무엇보다 울산 시민의 건강을 염려하는 그의 뜨겁고 단단한 마음이 곧 울산대학교병원의 미래이자 영남권 의료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