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하정 의료사회복지사(사회사업실)
김민서 의료사회복지사(사회사업실)
박은정 의료사회복지사(사회사업실)

울산대학교병원 사회사업실

든든하고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일

어둑어둑한 고난의 시기, 누군가 내민 따뜻한 손길은 삶의 단단한 위로이자 찬란한 희망이다. 울산대학교병원에는 환자 의료비 지원 등 취약계층 환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려 노력하는 사회사업실이 있다. 그리고 사회사업실에는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일하는 3명의 의료사회복지사가 있다.

편집부 / 사진 송인호(스튜디오100)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치료비 마련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다정한 손길을 건네는 곳이 있다. 바로 울산대학교병원 사회사업실이다.

사회사업실은 질병을 앓는 환자와 그 가족이 치료과정에서 경험하는 심리·사회적 어려움, 경제적 부담 그리고 퇴원 후 생활의 어려움을 확인하여 상담하고, 의료진, 지역사회와 협의해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돕는다.

갑자기 마주하는 건강 악화와 질병은 건강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큰 상실감을 느낀다. 이러한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발병 후 일상생활의 어려움, 가족 역할 변화 등으로 느끼는 심리적 어려움도 상담한다.

사회사업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무는 환자 의료비 지원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하려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공공 및 민간 자원, 병원 내 후원금을 연계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치료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퇴원 후 사회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정 환경을 평가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돕고 있으며 그 밖에 장기 이식 상담, 재활상담, 자원봉사자 관리, 병원 후원금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의료사회복지사

사회사업실에서 근무하는 구성원 모두 의료사회복지사다. 의료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한 후 의료기관에서 수련을 받고 추가 자격을 득한 자로, 질환 관련 의료 정보와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와 보호자의 생활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보건 의료 영역의 전문사회복지사이다.

울산대학교병원 사회사업실에는 1995년부터 의료사회복지사가 근무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3명이 근무하고 있다. 질환별 치료 과정과 특성을 숙지하고 있어야 다양한 질환군을 가진 환자와 원활한 상담을 진행할 수 있으므로 이들은 진료과별로 나누어 상담을 진행한다.

의료사회복지사는 환자, 보호자와 상담하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지만 이 외에도 취약환자를 돕기 위해 지역사회 내 시구군청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기관 및 후원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2년 4월부터는 울산대학교병원이 아동학대 광역 전담의료기관으로 선정되었는데, 이 사업을 수행하는데 사회복지사 1인이 포함되어 있다. 기존에는 울산대학교병원에서 확인되는 아동학대 관련 사례를 사회사업실에서 상담하고 진행했지만, 현재는 사업이 확대되어 울산시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관련 사례 중 전문적인 의학 자문이 필요한 고난도 사례를 의뢰받으면 논의하고 아동학대 관계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내 학대 의심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여 빠르게 치료받고 회복될 수 있도록 의료사회복지사가 옹호자, 협력자, 조정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다정한 손길을 건넨다

이하정 의료사회복지사는 의료비 지원했던 환자 사례를 떠올린다. “갑작스럽게 담낭염으로 입원한 환자분이 있었어요. 환자는 의식이 없고, 연락 닿는 분이 전혀 없어 어떻게 지내시다 입원하게 되셨는지 전혀 모른 채 곤란했어요. 다행히 십여 년간 같은 직장에서 일했던 동료분과 전화 연결이 되었고, 환자의 상황을 설명해주셔서 들어보니, 가족과는 오래전에 단절된 상태였고, 나이가 많아지고 건강이 좋지 않아 최근에는 일을 많이 할 수 없어 소득이 얼마 없던 상황이었어요. 집 한 칸 구하려고 해도, 모아둔 돈이 없어 불가하니 회사 휴게실에서 잠을 자고, 생활하고 계셨더라고요. 긴급하게 생긴 질병인데다 한동안 의식도 없어 중환자실에서 머물다 수술을 받고 많이 호전되셨는데, 그동안 발생한 병원비가 많아 납부하기 어려우셔, 보건복지부의 긴급복지 의료비 지원과 병원 내 직원 후원금으로 환자분 치료비를 지원해 드렸습니다. 이 분과 상담을 하다 보니 퇴원하고 생활할 것이 막막하시어, 생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가 제도를 연계하고, 직장을 그만 둬야 하니 당장 지낼 곳이 없어 보증금을 일부 지원할 수 있는 후원 기금도 연계하였습니다. 퇴원 이후 보증금 지원을 받아 조그마한 방 한 칸을 얻어 잠깐씩 일을 하면서 건강하게 지낸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민서 사회복지사는 “공공, 민간 후원기관의 지원이 확대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지원받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어요. 우리 사회복지사들은 병원에서 치료하는 환자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돕고자 기부해 주시는 기부자님들의 후원금을 기부자님들의 뜻에 맞춰 환자들에게 연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부자님들 덕분에 많은 환자들께서 안전하게 치료받고 건강하게 회복하실 수 있어 늘 감사합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건강을 되찾는 날까지

의료사회복지사들은 모두 입을 모아 치료를 받으러 방문하는 환자들이 어려움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하면서, 가끔 일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치료와 일상회복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업무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있다.

박은정 사회복지사는 “업무를 하면서 난관에 부딪힐 때에는 언제든지 편안하게 사회사업실 동료들 간 서로 공유하고 고민해주는 분위기라 힘이 나요. 그리고 그 속에서 훌륭한 해결책을 얻기도 하지요. 병원은 여러 직종들이 함께 근무하는 곳이다보니 직종마다 갖는 가치관이나 업무 내용이 달라 가끔은 타부서 직원들과 부딪히거나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우리 모두는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 서로 협의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려는 마음으로 일에 임합니다” 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병원에 의료사회복지사가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소하게 받아들이거나 잘 알지 못한다. 이번을 계기로 병원에 의료사회복지사가 있다는 것과 어려움이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사회사업실은 취약계층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는 날까지 든든하고 안전한 울타리가 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