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예술이 되는 곳

바람이 분다. 가을바람이다. 이 짧은 계절을 보내는 게 아쉬워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선 참이다. 가을 나그네의 발길이 향한 곳은 미술관. 올가을에는 문화 예술적 소양을 쌓는 시간을 가져보자. 누구라도 그럴 자격이 있다. 단아한 건축물이 인상적인 울산시립미술관을 찾았다.

편집부 / 사진 윤선우(스튜디오100)

위치 울산광역시 중구 도서관길 72
문의 052-211-3800
홈페이지 www.ulsan.go.kr

울산에 문을 연 예술 오아시스

숨 가쁜 일상에 예술이나 문화와는 거리를 두고 지내왔다면 사뿐사뿐 나들이 가기 좋은 이 계절,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미술관이다. 울산은 신(新)문화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울산시립미술관이 있다. 10여 년의 준비를 마치고 올해 1월에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공공미술관이 단 한 곳도 없던 울산에 생긴 문화예술 분야의 오아시스이자, 문화예술 활동에 목말랐던 울산시민에게 내린 단비 같은 존재다. 울산시립미술관의 탄생으로 울산시민들은 굳이 먼 길을 나서지 않아도 삶의 터전인 울산에서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울산시민들의 미술관에 대한 갈증은 개관 2주 만에 2만 명이 몰리는 결과로 증명됐다.

이토록 단정한 미술관

단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울산시립미술관은 앞서 건축 관련해 몇 개의 타이틀을 얻었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2022 우수 디자인(Good Design) 상품’ 공간·환경디자인 부문에 선정되었는데, 울산 동헌과 객사터 사이에 위치해 문화재 경관을 해치지 않고 서로 이어져 하나의 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울산시가 건축문화 발전과 도시품격 향상을 위해 발표한 ‘2022년 울산광역시 건축상’ 중 공공 분야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울산시립미술관은 공공시설로서 역할이 기대되는 위치와 기능을 가졌으며 역사성, 문화적 깊이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었다.

미술관에서 만나는 울산

울산시립미술관은 디지털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하는 21세기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한다. 공업도시 울산이 가진 역동성을 미디어아트가 이어받은 것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의 심장은 지하 1층에 있는 XR 랩(미디어아트 전용관)이다. 지금은 전시가 끝났지만 지난 7월 28일부터 9월 23일까지는 거북, 시스틴 채플,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 등 미디어아트 거장으로 손꼽는 백남준 작가의 작품 세 점을 선보였다. 특히 166대의 TV 모니터를 거북 형상으로 설치한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기획전: 땅의 아바타, 거북’에는 울산 대표 유적인 반구대(엎드린 거북 형상) 암각화의 특징이 담겨 더욱 의미 있다.

지금 울산시립미술관을 찾으면 1, 2전시실에서는 ‘예술과 산업’을, 3전시실에서는 어린이 기획전시 ‘상상하는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과 산업의 수평적 공유 사례를 문화사적으로 연구·기술하는 프로젝트인 ‘예술과 산업’은 2023년 1월 29일까지, 미술관 일원의 지역 유·무형 문화재를 동기(모티브)로 기획한 ‘상상하는 정원’은 2023년 2월 12일까지다. 특히 ‘상상하는 정원’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 ‘감정 풍선’을 전시 기간 내내 함께 진행하니 새겨뒀다가 어린이가 있는 가족 관람객은 참여해보면 좋겠다.

울산 동헌과 내아

울산 동헌은 울산도호부의 수령이 공무를 처리하던 곳이며, 내아는 수령이 살았던 살림집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을 찾았다면, 바로 옆에 있는 울산 동헌과 내아를 함께 둘러보자.
위치 울산광역시 중구 동헌길 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