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서툰 칫솔질과 잦은 간식 섭취로 충치가 쉽게 생긴다. 스스로 구강 건강을 관리하기엔 아직 서툰 아이들. 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소아 구강 건강 관리에 대한 궁금증을 모아 소아 치과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울산대학교병원 치과 서혜준 교수에게 답을 들었다.

편집부 /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

유치 시기, 구강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무엇인가요?

생후 6개월에 첫 이인 아래 앞니가 올라오기 시작하여 만 30개월에서 3세 사이에 모든 유치가 납니다. 치아가 날 때부터 충치(치아우식증)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정기 구강검진이 중요합니다. 어린이의 충치는 구강 건강은 물론이고, 전신 건강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통증을 일으키고, 잘 씹지 못하게 됩니다. 충치가 더욱 심각해지면 식욕을 떨어뜨리고 자연스레 음식물 섭취가 줄면서 체중 감소와 성장 지연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또한 정서적 스트레스를 초래하거나 교합 발육의 이상과 함께 점차 교정적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커집니다.

치과는 보통 어느 정도 간격으로 찾아
검진받아야 하나요?

현재 영유아는 생후 18~29개월(1차), 42~53개월(2차), 54~65개월(3차)로 총 3회의 구강검진을 받고 있으며, 오는 6월 30일부터 생후 30~41개월 시기의 검진을 추가해 곧 4회로 확대됩니다.

치과 검진 간격은 충치 발생 위험도와 아이의 협조도에 따라 검진 간격을 정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올바른 식습관과 양치 습관이 좋은 아이는 1년에 한 번씩 구강검진을 받아도 되지만, 충치 위험도가 높고 행동 조절이 어려운 아이는 한 달에 한 번 검진하기도 합니다. 손가락 빨기, 혀 내밀기 등 나쁜 습관과 치아의 맹출 관리를 고려한다면 3~6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진하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소아 충치 진행 시기에 따른
치료법을 알려주세요.

충치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에 차이가 있습니다. 간단한 충치는 예방치료를 하거나 레진 등의 재료로 수복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진행된 충치는 신경치료 후 크라운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충치가 심하게 진행되어 수복 치료를 할 수 없을 때는 해당 유치를 발치하고 공간유지장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충치 발생을 예방하는 방법은 대한소아치과학회의 지침에 따라 만 2세부터는 저 불소치약을 사용하도록 권장합니다. 어린이들이 삼킬 수 있으므로 콩알 크기만큼 치약을 사용하여 치아를 깨끗하게 닦을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식생활에서는 충치를 일으키는 설탕이 포함된 잦은 간식 섭취를 피하고, 많이 씹어 침 분비를 촉진하고 치태가 생기지 않게 하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일리톨, 아스파탐 등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는 방법도 충치 활성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여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만 6세경이 지나 영구치 관리를 시작하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만 6세경에 올라오는 영구치인 큰 어금니는 볼 안쪽에서 나는데, 씹는 면이 울퉁불퉁하여 음식물이 잘 끼고 칫솔질이 어려워서 충치가 생기기 쉽습니다. 또한 여러 요인으로 영구치의 정상 맹출에 문제가 생겨 교정적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큰 어금니나 앞니 등 영구치가 제 시기에 나지 않거나 맹출 위치가 이상하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알려주세요.

유치 주변에 염증이나 충치가 생겨서 영구치 맹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충치가 심해지면 치아 뿌리에 염증이 생기는데, 아래쪽 영구치에도 손상을 일으키거나 맹출에 영향을 주어 정상 맹출과 발육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치에 문제가 생겨서 조기에 빠졌을 때 관리하지 않으면 영구치아의 맹출 공간이 부족하여 부정교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소아 구강 건강을 위해 새겨야 할
내용이 있나요?

수유와 연관되어 나타나는 중증 유아기 우식증(우유병 우식증)이 있습니다. 밤중 수유를 오래 하거나 우유병을 물고 자는 아이들에게 생기며, 진행 속도가 빠르고 거의 모든 치아에 충치가 생기게 됩니다. 특별한 의학적 문제가 없다면 돌 이후에는 밤중 수유를 중단하고, 밤중 수유를 중단한 뒤에는 저녁에 양치한 후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진료실에서 소아 환자를 만나는
교수님의 진료 철학이 궁금합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치과를 처음 찾은 아이들이 치과와 친숙해지고 무섭게 생각하지 않도록 진료할 때 칭찬을 많이 하고, 씩씩하게 치료받는 모습을 격려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여느 진료과처럼 치과를 찾을 수 있도록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해주고, 무엇보다 어릴 때 올바른 양치 습관을 길러줘 스스로 치아 관리를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소아치과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인 구강 건강을 위한 조언

Q 올바른 칫솔질을 알려주세요.

양치는 식후에 될 수 있으면 빨리 하고, 자기 전에도 하기를 권합니다. 콜라나 커피를 마셨다면 입안을 물로 충분히 헹군 뒤 양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올바른 양치법은 치아 표면,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를 깨끗하게 닦는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칫솔질은 일반인과 잇몸질환 환자를 위한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회전법

ⓐ 치아와 잇몸: 잇몸 깊숙이 칫솔을 넣고, 잇몸 쪽에서 치아의 씹는 면을 향해 손목을 돌리면서 쓸어 줍니다.

ⓑ 앞니의 안쪽: 앞니 안쪽은 칫솔을 곧바로 넣고, 치아의 경사를 따라 입안에서 밖으로 큰 원을 그리듯이 훑어냅니다.

ⓒ 어금니의 씹는 면: 어금니의 씹는 면은 칫솔을 앞뒤로 움직이며 닦아 줍니다.

2) 바스법

ⓐ 바스법은 치아와 잇몸 사이에 끼어 있는 치면세균막이나 독소 물질을 잘 떨어내고, 염증이 있는 잇몸을 마사지해줌으로써 염증을 완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잇몸질환 치료 뒤 실시하는 칫솔질 방법입니다. 잇몸질환 환자가 바스법 칫솔질을 할 때는 한 줄 또는 두 줄 종열 강모의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바스법 칫솔질
먼저 칫솔 털의 한 줄을 치아와 잇몸 사이 골짜기 속으로 깊이 넣습니다. 그 후 칫솔을 가볍게 잡고 전후로 빠르고 짧게 움직여 털끝이 잇몸 속에서 진동이 되도록 합니다. 그렇게 한 다음 치아의 씹는 면을 향하여 손목을 돌리면서 치아 면을 쓸어 줍니다. 앞니 안쪽은 칫솔을 입 안쪽으로 곧바로 넣어서 치아 경사도에 따라 비스듬히 둔 다음 치아와 잇몸 경계부 속으로 칫솔 털을 박아 넣습니다. 그 후 앞뒤로 짧게 진동을 주며 떨다가 입 바깥쪽으로 큰 원을 그리듯 회전시킵니다.

Q 칫솔, 치실, 치간칫솔, 구강세정제의 사용 순서를 알려주세요.

칫솔질 전에 치실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치석 제거에 더 효과적이라는 최근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치실이 치아 사이의 박테리아와 잔류물을 제거하므로 치실 사용 후 칫솔질을 하는 게 플라크 제거에 유리하여 잇몸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 출처 논문 ) 하지만 사용 순서를 정하는 것보다는 제때 양치를 잘하고, 구강용품들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구강세정제는 화학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양치 직후에는 구강세정제를 바로 사용하지 말고, 구강세정제를 사용한 뒤에는 최소 30분 정도 치약 사용이나 음식물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구강세정제는 양치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 보조 수단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Q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양치해야 할까요?

보통 아침에 일어나서 텁텁한 느낌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양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후 아침 식사를 하고 바로 출근이나 등교 등 일상생활을 하면 치아 건강에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차라리 기상 직후 텁텁한 입안을 물로 헹군 후 식사하고, 최종적으로 이를 닦는 것이 치아 건강 관리에 더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Q 양치 시 혀를 닦는 게 중요한가요?

혀에도 충치나 잇몸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이 많습니다. 양치만으로는 구강 건강을 해치는 해로운 물질을 25% 정도만 제거할 수 있고, 혀까지 닦으면 80% 정도 제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입 냄새의 가장 큰 원인이 휘발성 황 화합물인데, 설태가 많이 낄수록 이 화합물이 많이 생겨서 입 냄새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Q 칫솔 교체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칫솔을 오래 사용하면 칫솔모가 닳거나 탄력이 떨어져서 치태가 잘 제거되지 않으므로 양치 효과가 떨어집니다. 전문가들은 3개월 기준으로 칫솔을 교체하라고 권장하며, 특히 잇몸질환 때문에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한다면 1~2개월마다 교체해야 합니다. 칫솔을 사용하고 난 뒤에는 엄지손가락으로 문질러 깨끗이 헹군 뒤 완전히 말리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