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인생 선배가 필요하다. 앞에서 힘껏 끌어주면 후배는 성큼성큼 뒤를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수련팀 김민석 사원의 선배를 향한 궁금증은 새봄에 돋아나는 푸릇한 새싹 같았고, 정년을 앞둔 강현수 부장이 후배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오랜 세월 우려낸 진한 사골 국물 같았다.

편집부 /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

좋은 의사 양성으로 울산 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교육수련팀

울산대학교병원은 1980년 3월에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돼 40년 전통 수련병원의 품격을 갖췄다. 40년간 배출한 우수 전공의가 울산 지역 의사 인력을 양성함은 물론이고, 전국 의료기관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울산대학교병원은 2021년 대한전공의협회에서 주관하는 전국 수련병원 대상 수련하기 좋은 병원 설문조사에서 전국 1위 ‘수련받고 싶고 수련하기 좋은 병원’으로 선정됐다. 수련환경평가·의료질평가(교육수련영역)에서도 1등급을 기록했다. 울산대학교병원은 최근 3년간 전공의 모집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국 18개 의과대학의 우수인력이 울산대학교병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모든 결과에는 울산대학교병원 교육수련팀의 역할과 노력이 단단히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3월 울산대학교병원 개원 기념 우수부서로 선정된 교육수련팀은 교육부원장, 교육수련부장, 팀장을 중심으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교육수련팀에서는 주로 진료부 행정과 의사 관련 업무를 지원한다. 의대학생을 교육하고 우수 전공의를 모집한 뒤 수련해 우수 의료인력 배출, 울산 지역 의사 인력을 양성하며 지역 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교육수련팀의 구체적인 업무는 교수학회 활동, 논문, 국내외 연구원 연수 등 교육과 연구 활동, 근태 관리,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선발, 교육·수련을 통한 전문의 양성 배출, 의대 대학원·의학과·의예과 학생 임상실습과 학생 교육 등을 담당한다.

교육수련팀 강현수 부장은 올해 12월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지낸 30년을 돌아보며 “모두 좋았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경험에서 나온 속 깊은 이야기를 전한다.

1991년 무더운 여름에 입사했으니 올해로 31년째네요. 저는 올 12월 정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교육수련팀에서는 진료 행정 지원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즉 진료부 전체 회의, 진료과장 및 센터장, 의국장 회의 등 진료부 회의체 관리를 포함해 교육연구실 관리, 해외연수·연구년 선발관리, 대학원·울산의대 학생실습 지원, 울산광역시 의사회 관련 업무 등을 지원합니다.

정년을 앞두고 지난 시간을 돌아봅니다. 30년 넘는 세월이 언제 지났나 싶네요. ‘세월이 유수와 같다’라는 말이 절절하게 와닿는 요즘입니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다 문득 돌아보니 정년입니다. 그간 늘 공부하고 즐겁게 일하는 에너지가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 에너지가 제게는 행운이고 축복이지요.

몇 가지 장면이 머리를 스칩니다. 울산대학교병원이 대학병원으로 전환된 1997년, 숙원사업이던 어린이집을 개소한 2001년, 암센터 신축 동이 완공된 2012년 등 보람과 자긍심을 느끼는 순간순간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울산대학교병원이 명실공히 대학병원으로서 3차 병원 역할을 다하며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지금,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사실 우리 병원이 대학병원으로 전환된 후 성장 속도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우수인력 확보와 건물 신·증축으로 압축성장을 했습니다. 그 이면에는 병원 직원 모두의 노력은 물론이고 우수한 의료진 초빙과 젊은 교수 임용이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제가 떠난 뒤에도 울산대학교병원, 그리고 교육수련팀의 일원으로 일해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먼저 좋은 인연을 통해 좋은 경험을 쌓고, 좋은 꿈을 키워나가면 좋겠습니다. 또 늘 공부하라고 당부하고 싶네요. 21세기는 지식사회니까요. 잠재력은 어려운 때일수록 그 가치를 발휘합니다. 다만 지식이 바탕이 돼야 가능하죠. 한편으로, 생활하면서는 동료들에게 늘 감사와 배려, 존경의 마음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종종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자신이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변해 있을지 이상향을 그리고 꿈꾸기를 바랍니다. 김민석 사원에게 하나 더 이야기한다면,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훗날 관리자가 되어 의사결정을 할 때를 대비해 어떤 결정을 할지 미리 연습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좋겠습니다. 꾸준한 연습은 좋은 결실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요즘 저는 “정년 뒤 무엇을 할 거냐?”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요. 가장 먼저 가족여행을 하면서 충분히 쉬고 싶습니다. 이제 울산대학교병원에서의 역할은 마치지만 제 삶은 계속될 것이기에 인생 2막을 잘 준비해 즐거운 마음으로 또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설 생각입니다. 앞으로의 인생도 무척 기대됩니다.

울산대학교병원에 입사한 지 4년 차가 된 교육수련팀 김민석 사원. 그에게 강현수 부장은 직장 상사이자 인생 선배다. 그는 강현수 부장의 모습에서 열정과 지혜를 배우고, 자신 역시 오랜 시간이 흘러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업무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울산대학교병원 교육수련팀에서 근무한 지 올해로 4년째를 맞았습니다. 저는 울산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 레지던트 선생님들의 채용부터 수료까지 전반적인 수련관리와 의학저널 및 도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학교육지원실 업무를 담당합니다.

병원에 입사했을 당시인 2019년만 해도 이 분야에 경험이 없었기에 적응하느라 꽤 고생했습니다. 전공의는 일반 직원과 다르게 ‘전공의법’이라는 별도의 법 아래서 관리되는데, 해당 법규에 미숙할 때부터 전공의 수련을 관리하다 보니 업무 전반에 스스로 확신이 없었어요. 그럴 때마다 강현수 부장님을 비롯해 다른 선배님들의 조언과 도움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이나 직장생활에서 선배의 역할은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선배를 통해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앞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한 선배는 주어진 난제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갖추고 있습니다. 후배는 선배에게서 이런 경험과 지혜를 전수받아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고, 처음 겪는 어려움에도 좌절하기보다 극복의 용기를 배워 더 나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선배님들께 받은 경험과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며 조직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전공의 수련 담당자로서 매년 새로운 전공의가 들어오고 떠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종종 “그동안 많이 도와주셔서 고마웠다”라고 인사를 전하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큰 의미 없는 말일 수 있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제 업무에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다양한 사람을 접하기에 때로는 간혹 감정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우리 병원의 친절한 직원들과 팀의 좋은 선배님들 덕분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강현수 부장님께도 많이 의지했는데, 곧 정년을 맞아 병원을 떠나신다니 벌써 마음 한편이 허전해지네요. 울산대학교병원이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신 분으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업무와 부서 활동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임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부장님처럼 열정적으로 업무와 삶을 대할 수 있을까요?

저 역시 올해도 우수한 전공의들을 선발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좋은 수련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올해는 코로나19로 잠시 멈췄던 일상을 회복하고 좋아하는 여행을 마음껏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