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과 ‘다이어트’는 새해 결심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다이어트도 쉽지 않지만 특히 금연에 성공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때 ‘금연보조제’는 목표 달성으로 가는 과정에서 든든한 도우미가 될 수 있다.

글 정희진(약제팀 약사)

어느덧 새해입니다. 평소처럼 하루가 지나도, 연도가 바뀌고 12월이 1월로 바뀌면 왠지 여러모로 바뀌어야겠다는 기분을 느끼고는 합니다. 저는 지난해에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더니 운동을 열심히 할 때와 비교해 체력이 떨어지는 게 점점 더 느껴지는 터라 올해는 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운동을 해보려고 합니다.

새해에 저처럼 건강에 관해서 다짐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중 ‘금연’과 ‘다이어트’는 많은 이들의 다짐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입니다. 흡연은 폐암이나 뇌졸중을 비롯해 각종 질병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어 나라에서도 금연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합니다. 담배를 끊지 못하고 계속 피우게 되는 이유는 담배 안에 들어 있는 수많은 성분 중 니코틴 때문입니다. 그중독성이 워낙 강력해서, ‘담배 끊은 사람과는 친구도 하지 마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금연을 시도했다가 다시 흡연을 하게 되면 그 후엔 담배를 끊기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에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이 좋은데요. 이때 금연보조제가 큰 도움이 됩니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나뉘는 금연보조제

금연보조제는 크게 니코틴 성분이 포함된 일반의약품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나눕니다. 니코틴이 당겨서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 금연보조제를 쓰면 금연보조제 안의 니코틴이 대신 흡수되면서 흡연 욕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금연보조제 안에도 니코틴이 있으니 담배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담배에는 니코틴 외에도 타르 같은 유해물질이 다수지만 금연보조제에는 그런 유해물질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금연보조제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금연보조제를 쓰면서 흡연을 하거나, 니코틴이 들어 있는 다른 의약품을 함께 복용하면 니코틴이 지나치게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일반의약품은 껌, 사탕 같은 트로키제, 패치제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껌이나 트로키제는 점막으로 니코틴이 흡수되니 어린아이들이 만지지 못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그리고 커피나 탄산음료 같은 물 이외의 음료가 입안에 있으면 금연보조제의 니코틴이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함께 마시면 안 됩니다. 껌이나 트로키제를 빨리 씹어버리면 그만큼 니코틴이 빠른 속도로 흡수되기 때문에, 권장 속도로 천천히 복용해야 합니다.

또한 권장량은 사람마다 다른데 평소 흡연량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몸이 니코틴을 요구하는 정도가 커서 금연보조제도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각 금연보조제마다 하루에 최대로 복용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으니 꼭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니코틴 함유량이 높은 금연보조제를 사용하다가, 점차 용량과 횟수를 줄입니다. 패치 역시 금연 시도 초반에는 고용량을 쓰고, 점차 용량을 줄이면서 니코틴 중독성을 낮춰갑니다. 니코틴이 일정하게 흡수될 수 있게끔 털이 없는 팔이나 엉덩이에 붙이고, 피부 자극을 줄이기 위해 부착 부위를 날마다 바꿔야 합니다.

전문의약품은 바레니클린과 부프로피온 성분이 있는데, 바레니클린은 뇌에서 니코틴이 붙는 자리에 자기가 대신 붙으면서 흡연 욕구를 줄여주고, 부프로피온은 흡연 욕구를 줄일 뿐 아니라 금연하면서 생기는 우울감까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은 오심, 구토, 불면증, 초조함 등인데, 드물게 자살 생각이 들 때는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보조제는 목표 달성의 도우미

금연보조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흡연은 습관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행동 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흡연욕구가 더 강해지는 사람은 술자리를 피하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금연클리닉에서 금연을 성공하는 데 필요한 행동 양식을 교육받을 수 있고, 그 외 여러 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연클리닉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2년여 동안의 코로나 시국으로 ‘확찐자’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지인들에게 다이어트 보조제 관련 질문도 적잖이 받습니다. 병원에서 일해도 다이어트 보조제를 접할 일은 드물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각 성분을 봅니다. 하지만 다이어트 보조제는 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이라, 약에는 반드시 있는 임상시험 자료가 없습니다. 업체마다 식약처에서 인정한 성분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이는 각 성분에 대한 효과를 인정받은 것이지, 그 성분으로 만든 제품의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추를 먹으면 잠이 온다고 해도 상추를 한 입만 먹으면 전혀 졸리지 않은 것처럼, 지방분해에 효과가 있다고 식약처에서 승인 받은 성분A가 아주 조금씩만 들어간 제품이 모두 그 효과가 탁월하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특히 배변 활동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중복해서 포함되는 제품이 많은데, 이런 제품은 탈수나 장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보조제를 활용하여 쉽고 편하게 체중 조절에 성공하기 때문에, 무작정 효과가 없거나 몸에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금연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행동교정 없이 보조제만 사용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어디까지나 보조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 등 체중과 관련된 요인은 아주 다양해서 몇 가지 제품만으로 체중이 바뀌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보조제를 고를 때는 성분의 특성이나 양, 내가 복용 중인 약에 영향을 주는 성분은 없는지 살펴보고, 목표 달성의 도우미로 여긴다면 효과적으로 보조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