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더듬증,
어떻게 치료할까요?

윈스턴 처칠, 타이거 우즈, 조지 6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말더듬증’이다. 말을 순조롭게 하지 못하고 막히는 말더듬증은 왜 생길까? 그 원인과 치료법은 물론, 아이가 좀 더 편안하고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가정에서 도와줄 방법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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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송인호 (스튜디오100)
감수 이광민(울산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유명인도 겪었던 말더듬증

윈스턴 처칠, 타이거 우즈, 조지 6세 모두 어린 시절 혹은 일생 말더듬증으로 일상생활의 의사소통, 인간관계 그리고 사회적 활동 등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어린 시절 말을 더듬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타이거 우즈는 태국어를 사용하는 어머니, 영어를 사용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이중 언어 환경의 혼란 영향으로 말더듬이 생겨 언어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영화 <킹스 스피치>로 잘 알려진 조지 6세도 말더듬증으로 여러 언어치료사를 만났다고 합니다.

말을 순조롭게 하지 못하고
막히는 언어 장애

말더듬증(Stuttering)은 유창성 장애의 한 종류로, 말을 순조롭게 하지 못하고 막히는 증상을 말합니다. 소리, 음절 등의 반복, 소리의 연장, 소리의 막힘 같은 핵심 행동들로 인해 말의 흐름이 자주 끊기고, 말의 흐름을 이어가는 데 불필요한 노력이 들어가며, 말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게 됩니다.

말더듬이 심해지면 말더듬증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동반하는 탈출 행동, 더듬을 가능성이 있는 단어, 대상, 상황 등을 피하려는 회피행동 등이 나타납니다. 이렇듯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 외에도 내면적으로는 불안, 공포, 부정적인 자아상과 의사소통 태도를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사회적 역할 참여나 학교생활 혹은 직장생활 등에도 방해받게 됩니다.

복합 원인으로 발생하는 말더듬증

말더듬증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동의 언어, 정서, 운동 및 인지 용량에 비해서 외부의 요구가 클 때 비유창성이 출현할 수 있다고 보는 요구용량이론, 가족력에 의해 나타난다는 유전이론, 성대나 신체 근육의 과긴장으로 인한 말 산출체계의 불협이 비유창성을 만들어 낸다는 수정된 발성이론 등 1500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이론이 존재합니다. 현재 연구 동향에서 말더듬증은 크게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발달 그리고 환경적 요인들의 상호작용 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말더듬증 치료 방법

인구의 약 5%가 일생 일시적인 비유창성 및 말더듬증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말더듬증은 흔히 급격한 언어발달이 이루어지는 2~5세 학령전기에 나타납니다. 출현 후 3~5년 사이 65~80%는 말더듬증에서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도 합니다. 즉, 많은 아동이 치료적 도움 없이도 말을 더듬는 횟수가 어느 순간 감소하거나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 회복률이 높으므로 아동이 말을 더듬는 모습을 보일 때 주변에서는 자연적으로 회복되므로 기다려보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동의 말더듬이 자연스레 회복될지, 아니면 지속될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숙련된 언어치료사가 진행하는 임상적 관찰 평가, 표준화된 유창성 공식 검사, 임상적 관찰 평가를 통해 선별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전반적인 언어검사, 조음음운검사(발음검사) 그리고 조음기관의 구조 및 기능 검사 등을 함께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말더듬증은 조기 치료의 효과가 명확합니다. 또한 말더듬이 지속되어 학령기 그리고 성인 때까지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은 아동에게 약 1년 8개월에서 3년의 기간은 무척 중요한 조기 치료 시점입니다.

따라서 평가 후, 말더듬이 만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부모 교육 그리고 간접 및 직접 치료 중재를 권고하며, 회복될 가능성이 클 때도 간단한 부모 교육과 가정 내 지속적인 모니터링 과정을 권고할 수 있습니다.

학령전기 아동의 치료는 먼저 환경적 요인의 변화, 부모와 아동의 상호작용 방법의 변화를 통해 유창성을 증진하는 간접 치료를 합니다. 가정에서 아동의 유창성 방해 요인을 찾아 아동이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유창성 회복을 촉진합니다.

간접 치료에서 유창성 회복이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다음 단계인 직접 치료를 고려합니다. 직접 치료를 시작할 때 치료 형태를 단계적이고 체계화된 프로그램 치료로 할지, 놀이식 치료를 할지는 아동의 성향에 따라 결정합니다.

간접 치료 진행이 어려운 아동이나 학령기 아동에게는 바로 직접 치료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직접 치료는 치료사가 계획한 놀이, 게임, 대화 등의 단계적인 활동 내에서 말하는 속도를 감소시키기, 편안하게 말을 시작하기, 신체적 긴장을 이완하기 그리고 비유창성 및 말더듬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높이고 의사소통과 대화를 회피하지 않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학령기 아동이나 성인도 적절한 유창성 목표를 정한 후, 속도 조절, 긴장 조절 그리고 말 조절 연습 등을 통해 약하고 부드럽게 말을 시작하여 천천히 이어 말하는 것을 다양한 언어 위계에 따른 상황에서 연습합니다. 이때 내면적 어려움도 함께 확인합니다.

가정에서 도와주는 방법

비유창성 및 말더듬증은 부모가 주말부부를 시작하거나, 집을 이사하거나 머리카락을 조금 자르는 일 등 크고 작은 일상생활 내 변화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아동과 주로 대화를 나누는 부모가 말하는 속도, 말의 차례를 주고받는 속도, 말의 강세 및 억양 등 발화 스타일이나 상호작용 기술은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발화 스타일의 모델링을 보여주면 아동은 말더듬증을 줄일 수 있는 발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고 느끼는 편안한 의사소통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비유창성 및 말더듬 빈도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7가지 방법으로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① 말 속도를 느리게 해줍니다.

천천히 말하면 말더듬이 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낱말의 모음을 약간 연장해서 말하거나, 어절 간 쉼(Pause)을 많이 두고 천천히 말하는 모델링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② 단순하고 짧은 문장을 사용해줍니다.

길고 복잡한 문장은 아동에게 언어적 부담을 주어 말더듬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짧고 단순한 문장을 사용하면, 아동에게 언어적인 요구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

③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해줍니다.

부드러운 목소리를 낼 때, 성대는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가 되므로 말이 덜 막힐 수 있습니다. 부모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면, 아동도 부드럽게 말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④ 아동이 말을 할 때, 중간에 말을 끊거나 사이에 끼어들지 않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끝까지 말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 줍니다. 그리고 부모는 아동이 말을 끝낸 후 2~3초 정도 기다렸다가 천천히 말을 시작해서 말을 주고받는 차례의 교환이 여유 있게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⑤ 아동에게 질문이나 지시하기보다는 아동이 지금 하는 행동을 묘사해주거나, 또는 부모가 보고 느끼는 것을 언급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⑥ 아동이 말을 어떻게 하는지 평가하고 판단하기보다는 부모에게 무슨 내용의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귀를 기울여줍니다.

⑦ 아동의 말과 행동에 긍정적으로 반응해줍니다.

직접적인 말(예 : “너랑 이야기하니까 참 재미있다”)뿐만 아니라 아동의 말이나 행동에 고개를 끄덕여주고, 아동의 눈을 바라보고, 아동 쪽으로 몸을 향하게 함으로써 아동이 하는 말을 부모가 잘 듣고 있음을 표현해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동이 말더듬증 때문에 대화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행동을 줄이고, 다양한 의사소통 상황에 참여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울산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이광민 교수

전문 진료 분야

근골격계질환, 스포츠재활, 뇌성마비, 발달장애,
뇌졸중, 소아, 보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