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름휴가,
구급상자 챙기셨나요?

일 년에 한 차례, 이즈음이면 각자의 자리에서 수고한 우리에게 달콤한 여름휴가가 주어진다. 휴가는 안전할 때 제대로 즐기고, 만끽할 수 있다. 다음 응급처치법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가볍게 떠나자.

홍보팀
사진 송인호 (스튜디오100)
감수 김미진(울산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안전할 때 비로소 즐거운 휴가

7~8월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시원한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산, 들, 바다로 떠나는 이들이 많다. 휴가지에는 늘 크고 작은 사고 위험이 도사리지만 응급상황 대처법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같은 무게라면 구급상자보다 코펠을 들고 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휴가는 안전이 보장될 때 즐겁다. 특히 어린 자녀들과 함께 떠나는 휴가라면 응급처치법을 제대로 숙지해야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으며,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상황이 더욱 악화하지 않는다.

넘어져 생긴 찰과상과 타박상

야외활동 중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찰과상이다. 만약 넘어져 무릎이나 팔꿈치가 까지면서 피가 난다면, 상처 부위를 직접 압박하는 것이 출혈을 멈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김미진 교수는 “거즈나 솜, 깨끗한 수건, 화장지 등으로 상처 부위를 세게 오래 눌러줘야 한다. 상처 부위를 누르는 중에도 계속 피가 날 때는 거즈나 천을 제거하지 말고 그 위에 덧대가며 세게 누르고,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둔다. 출혈량이 많을 때는 계속 누른 채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상처 부위에 연고나 상처 치유 밴드를 꼭 바를 필요는 없지만, 벗겨진 피부에 연고를 바르면 상처를 치유하거나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진물이 있는 깨끗한 상처는 보통 3~5일간 밴드를 붙이면 새살이 돋아난다.

넘어져서 발목을 다쳤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미진 교수는 “다친 다리로 걷지 않으며, 심하게 붓는다면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얼음찜질을 한다. 초기에 얼음찜질을 하면 부종이 빠지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 이때 얼음만 쓰는 것보다 물과 섞어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 한다.

치아 손상과 해파리 쏘임을 주의하자

야외활동 중 갑자기 부딪히면서 치아가 빠질 때도 있다. 이때는 먼저 빠진 치아부터 찾아야 한다. 치아를 찾았다면 잇몸에 들어있던 치아의 뿌리 부분은 만져서는 안 된다. 치아가 빠진 상처 부위를 식염수나 수돗물로 소독하고, 솜으로 빠진 부위를 지혈하며 치과나 응급실을 방문한다.

김미진 교수는 “빠진 치아는 수돗물에 씻어서 우유에 담아오는 것이 좋다. 조직 배양액과 우유의 삼투압 농도가 비슷해서 치아가 마르는 것을 방지하고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바닷가에서 물놀이할 때는 해파리 쏘임에 주의한다. 김미진 교수는 “해파리에 쏘이면 즉시 물 밖으로 나온 후 피부를 문지르지 말고 식초나 바닷물을 30초 이상 흘려 제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야외활동 중 갑자기 코피가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미진 교수는 “코피가 나면 보통 휴지를 구겨서 틀어막아 피가 흘러내리지 못하게 하는데, 그보다는 양쪽 콧방울을 엄지와 검지로 꽉 틀어쥐는 모양으로 압박하는 게 효과적”이라면서 “그러나 30분 이상 코피가 지속된다면 응급센터를 찾는 것이 좋고, 반복적으로 코피가 나거나 몸에 멍이 자주 들 때는 혈액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휴가 기간, 안전 먼저 챙겨요!

행정안전부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물놀이 등 야외활동에서 발생하기 쉬운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특히 휴가 절정기인 8월은 장마가 지나간 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로 휴가지에서 물놀이 사고, 식중독 등에 노출되기 쉽다. 안전하게 여름휴가를 즐기려면 다음 사항을 새기자.

출처 행정안전부

01

안전하게 물놀이해요! 안전하게 물놀이해요!

지난 5년(’17~’21)간 물놀이로 인한 사망자는 총 147명이며, 이런 사고의 절반 정도(46.3%, 총 147명 중 68명)가 7월 말에서 8월 초에 발생했다. 사고는 수영 미숙 31.3%(46명), 구명조끼 미착용 등 안전 부주의 29.3%(43명), 음주 수영 17.0%(25명), 튜브 전복 8.8%(13명), 높은 파도와 급류 6.8%(10명) 등이 원인이었다.

물놀이 사고를 막으려면 물놀이 위험구역과 금지구역에는 출입하지 않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물놀이를 자제하며, 특히 음주 후에는 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물에 들어갈 때는 심장에서 먼 순서로 다리, 팔, 얼굴, 가슴에 물을 적신 후 천천히 입수하고, 물놀이뿐만 아니라 수상 스포츠 등을 할 때도 자신의 체형에 맞는 구명조끼를 입어야 한다. 어린이와 물놀이할 때는 물가에 아이들만 남지 않도록 보호자가 항상 지켜보고, 물에 튜브나 신발 등이 떠내려가도 잡으러 따라가지 말고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미리 안전교육을 한다. 특히,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주위의 안전요원 등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하고(즉시 119 신고), 수영에 자신이 있어도 되도록 주변에 있는 튜브나 스티로폼 등 부력이 있는 물건을 이용하여 안전하게 구조한다.

지난 5년('17~'21)간
6~8월 물놀이 사고 사망자 현황

02

독성 해파리 쏘임을 주의해요!

해수욕 등으로 바닷가에서 휴가를 보낼 때는 독성 해파리 쏘임에도 주의한다. 휴가철인 8월은 해파리 등 독성 바다 동물과의 접촉으로 인한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로, 월평균(지난 5년, ’17~’21)인 305명보다 6.1배 많은 1,855명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해안에서 자주 출현하는 독성 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 유령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야광원양해파리, 작은상자해파리, 작은부레라관해파리, 두빛보름달해파리, 꽃모자해파리, 관해파리류 등 9종 정도며,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7월에서 8월 사이에 많이 발견된다.

바닷물에 들어갈 때 전신수영복이나 긴소매 옷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여 해파리 쏘임을 예방하자. 또 바닷물 속에서 갑자기 피부가 따끔거리는 등 해파리 쏘임이 의심되면 바로 물 밖으로 나온 후 안전요원이나 119의 도움을 받아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쏘인 부위를 손으로 문지르거나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해파리가 피부에 달라붙었을 때는 급한 마음에 맨손으로 촉수를 제거하려 하지 말고 주변의 물건이나 장갑 등으로 떼어낸다.

지난 5년('17~'21)간 기타 독성 바다
동물과의 접촉에 의한 환자 수 현황

03

식중독을 예방하는 방법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휴가철에는 식중독에도 주의한다. 한여름에는 높은 온도와 습도 등으로 음식이 쉽게 상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지난 5년(’17~’21)간 발생한 식중독은 총 1,409건이며, 7월과 8월에 각각 168건으로 가장 많았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무더운 날씨일수록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음식은 되도록 익히거나 끓여서 섭취한다. 음식물이나 식재료는 직접 햇볕이 닿는 공간이나 자동차의 짐칸 등에 넣어두면 순식간에 온도가 높아져 상하기 쉬우므로 얼음 상자 등에 보관한다. 음식을 조리하거나 식사 전, 화장실을 다녀온 후,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다. 조리한 식품은 실온에 두지 않고, 한번 조리했던 음식은 완전히 재가열한 후 먹는다. 음식을 먹은 뒤 구역질이나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식중독일 수 있으니 즉시 병원 진료를 받는다.

지난 5년('17~'21)간 월별 식중독 발생 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