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련팀 임혜진 사서

의학교육지원실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요!

울산대학교병원 교육수련팀 임혜진 사서는 작년 가을 입사했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이뤄낸 업무성과는 입사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고 풍성하다.

편집부 / 사진 송인호(스튜디오100)

찾는 발길이 뜸해진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다

울산대학교병원의 도서관인 의학교육지원실은 그동안 사서 없이 운영됐다. 사서 없는 도서관은 앙꼬없는 찐빵과 다르지 않다. 그렇게 몇 해 동안 사서 없이 운영된 도서관에는 먼지 쌓인 도서만 남았다. 관리 되지 않는 도서관을 찾는 사람은 줄어갔고, 결국 도서관은 아무도 찾지 않는 창고가 됐다. 사서가 없는 의학교육지원실은 그렇게 목적을 잃고 표류하게 됐다. 그러던 중 작년 가을 드디어 울산대학교병원에 사서가 입사하게 되고, 의학교육지원실은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숱하게 흘린 땀방울이 가져온 변화

임혜진 사서는 교육수련팀에서 논문 지원 업무를 하며 교수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의대 학생실습까지 맡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사서가 없어 유명무실했던 의학교육지원실의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입사 후, 그는 가장 먼저 ‘의학교육지원실 홈페이지’를 재정비했다. 다양한 직종이 근무하는 병원의 특성상, 시간과 공간의 장벽이 없는 홈페이지에서 언제든 편하게 접근하여 필요한 학술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홈페이지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용자 관리를 위해 ID/PW 기준을 마련해 공지했고, 웹DB 등 새롭게 추가된 RISS나 국회전자도서관을 통해 홈페이지에서 보다 많은 학술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한 관리 및 운영의 미비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규정'을 신설·개정했다. 양질의 장서관리를 위해 자료 선정 기준, 폐기·제적 기준 등을 마련하고, 본원에서 출판하는 도서나 교직원이 저자로 출판하는 도서를 의학교육지원실에서 전 직원이 이용하기를 바라며 납본 기준도 규정에 추가했다. 또한 연체료 부분을 삭제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제30조에 근거하여 ‘개인정보처리방침’을 신설했다.

이후, 지난 겨울에는 창고처럼 방치된 의학교육지원실의 장서를 점검했다. 소장자료 중 3천4백여 건의 자료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분실 및 미반납 도서인 6백여 건은 분실 처리하여 이용자가 홈페이지에서 소장자료 검색 시 정확하게 안내할 수 있게 됐다.

올 봄에는 의학교육지원실 공간을 재구성하면서 PC의 목적에 맞도록 소장도서 및 학술자료 검색용으로 세팅하고, 업무에 쓰이는 OCS(UMIS) 사용 PC는 직원휴게실(본관 B1)로 자리를 옮겨 직원들의 PC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렇게 새롭게 꾸며진 의학교육지원실에 드디어 ‘신착도서’ 124권을 구매하며 직원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그간 열린원장실에 올라온 도서관 관련 글을 볼 때마다 의학교육지원실 활성화에 구체적 성과로 답변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신착 도서를 시작으로 작은 걸음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모두가 찾아오는 의학교육지원실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직원복지 측면도 놓치지 않고 힘쓸 것입니다.”

그밖에도 다양한 ‘이용교육’ 콘텐츠를 개발했다. 임상의학정보 통합솔루션 ClinicalKey 이용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2차에 걸쳐 진행했으며, 영문 교정업체를 통해 ‘석박사 학위논문 연구계획서 작성법’, ‘패러프레이징하는 방법’ 등 논문과 관련된 교육을 제공했다. “ClinicalKey는 활용 가치가 높은 DB예요. 임상의학에 관심 있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이용 안내가 부족해 직원들에게 홍보가 필요했어요. 두 번의 이용교육을 통해 진료부뿐 아니라 다양한 직종의 직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여 성공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이용교육 컨텐츠를 개발해 직원들의 지식함양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단비처럼 추가된 의학 학술자원

임혜진 사서의 업무 열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교육·연구를 위한 학술자원이 만족할 만큼 제공되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는 직원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RISS 기관회원 가입과 국회전자도서관 학술정보 상호협력에 관한 협정을 통해 본원의 학술자원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RISS를 통해 새롭게 이용할 수 있는 DB는 55종에 이르며, 특히 의학 DB인 Bentham Science, JSTOR Collection, LWW Premier Journals, ProQuest Medical Library 4종과 간호학 DB인 CINAHL을 통해 의학 교육·연구에 필요한 정보에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RISS뿐 아니라 국회전자도서관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 다양한 자료에는 국내 석박사 학위논문 140만 건도 포함돼요. 대학원에 진학한 일반 직원들의 학위논문 작성에 참고자료로 도움이 될 거에요. 부족한 예산이지만 타 기관과 연계해 가뭄과도 같았던 학술자원에 단비가 되어 무척 뿌듯합니다.”

이상적인 사서의 모습으로 응대하라

임혜진 사서는 업무를 할 때 친절함은 기본, 여기에 필요한 답을 빠르게 제공하는 협조적 태도를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꼽는다. 그의 마음 속에는 카츠(William A. Katz)가 기술한 ‘이상적인 사서의 응대 모습’이 강력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이용자가 다가왔을 때 재빨리 관심 있는 미소를 지으며, 눈을 마주친다. 그러나 이용자를 빤히 내려다보지 마라. 최소한의 제스처를 유지하라. 그리고 온화한 어조로 이야기하라’라는 말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이용자를 대하고 있습니다. 사서로 근무하며 가장 도움이 됐던 말이지요.”

그간의 수많은 업무 과정을 들었기 때문일까? 그의 노력은 낮밤을 불구하고 계속되었을 것 같았다. 그만큼 지나온 시간이 고단했을 것 같았다. 그간의 힘듦을 물었다. “출발 지점에서 출발할 때보다 길을 잃어서 현재 나의 위치를 모를 때 길을 찾기가 더 어렵다고 하죠? 제가 입사했을 때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무에서 시작하는 게 아닌 오류를 찾아 수정과 보완을 하고, 하나하나 정리해야 하는 순간들이 쉽지 않았습니다. 아직 모든 부분을 해결해내진 못했지만 한 발 한 발 차분히, 느리지만 확실하게 변화된 의학교육지원실을 직원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보며 뿌듯하겠지요.”

힘든 만큼 보람 있었다. 오히려 보람의 열매는 더욱 달았다. RISS, 국회전자도서관과 연계해 더욱 다양한 학술정보 자원을 제공하게 된 부분이다.

“입사 후 들었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학술정보 자원의 부족이었습니다. 교원은 아산의학도서관 이용으로 불편함이 없지만, 임상교수님이나 간호사님, 연구직원 선생님 등은 교육과 연구에 충분히 제공되어야 할 학술자료를 구하기 어려워 답답함을 호소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방법을 고민했고, 사서로서 제가 자주 이용하는 RISS와 국회도서관을 연계하여 해당 기관에서 제공하는 학술자원을 본원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본원에서 구독 중인 DB 3종(ClinicalKey, UpToDate, Wiley)에서 현재는 RISS를 통해 55종의 DB를 추가로 이용가능하게 되면서 새로운 의학 DB뿐만 아니라 간호학 DB도 추가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국회전자도서관을 통해 140만여 건에 이르는 학위논문 등 다양한 자료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산 부담 없이 직원들의 불편함을 다소나마 해소했다는 점에서 직원의 한 사람으로 보람을 느끼고, 이용자들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사서가 되어 기뻤습니다. 이렇게 의학교육지원실에 변화가 생길 수 있었던 건 제가 생각한 방안을 제안했을 때 충분히 함께 고민해주시고 업무 진행에 있어 제가 부족한 부분을 이끌어주신 민영주 교육부원장님과 권순찬 의학교육지원실장님의 적극적인 지원과 격려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온 마음 다해 이루어 낼 것

2025년,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은 울산으로 이전한다. 그리고 울산대학교병원은 새 병원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혜진 사서는 의학교육지원실이 울산대학교병원 직원뿐 아니라 울산의대 학생들에게도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이 기회에 의학교육지원실을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도서관에 대한 그의 견해는 확고하다. “현재 의학교육도서실은 이용자에게 친화적인 환경은 아닙니다. 도서관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도서관은 대학병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직원복지를 피부로 느끼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입니다. 도서관은 더 이상 책 창고가 아니라 책과 더불어 사람이 만나고, 공감과 소통, 그리고 연결의 공간으로 나아가는 추세입니다. 혼자서도, 또 여럿이 함께 와서도 모두가 만족할 공간 분할과 Smart Device를 갖추고 업무와 휴게가 동시에 이뤄지는 직원들의 멀티공간으로 만들어 정적인 공간이 아닌 찾아오는 공간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의학교육지원실이 앞으로 울산대학교병원의 당당한 자부심, 랜드마크가 되는 데 온 마음을 다해 나설 것이다. 임혜진 사서는 의학교육지원실이 직원들의 사랑을 받는 과정을, 그의 작지만 당찬 발걸음을 지켜봐 주기를 당부했다. 성실함과 열정으로 업무를 대하는 그의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의 바람은 업무를 대하는 태도에 켜켜이 새겨지고, 마침내 완벽한 모습으로 완성될 것이다.

의학교육지원실 홈페이지(https://umlib.amc.seoul.kr)에서 구독 중인 DB를 비롯해 새롭게 추가된 RISS, 국회전자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의학 관련 학술자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울산대학교병원 직원들의 많은 관심과 이용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