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이 필요한 암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암 재활치료실

암 재활 치료는 암 치료 뒤 삶의 질이 떨어진 모든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과정이다. 울산대학교병원 암 재활치료실에서는 암 환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집부 사진 송인호(스튜디오100)

재활이 필요한 모든 암 환자를 위하여

울산대학교병원 암 재활치료실은 울산대학교병원 본관 3층 재활치료실 내 위치한다. 재활이 필요한 모든 암 환자를 위한 치료실로서 재활의학과 교수, 전공의, 물리치료사로 구성되어있다.

암 재활치료실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보자. 먼저 예방적 재활로 수술, 항암 약물 치료, 방사선 치료 전후에 예상되는 신체적 기능장애 같은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운동 교육을 진행한다. 이때 운동 교육은 단순히 힘과 체력을 키우는 교육뿐만 아니라 신체활동 수준을 높이는 데 필요한 인식 개선 정보도 포함된다. 또한 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에 나타나는 근감소증, 통증, 제한적 관절 가동범위 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물리치료를 시행한다. 암 치료 중 심한 위약으로 인해 보행장애나 일상생활에 활동 제한이 생긴 환자에게 신체 기능을 유지하거나 회복할 수 있도록 운동치료도 진행한다.

사실 암 재활은 유방암이나 부인암 수술 후 발생한 림프부종 치료에 국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이후부터 항암을 하는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운동 교육과 체력 및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2021년부터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으로 확대하여 수술 직후부터 통증관리, 운동 교육, 림프부종관리, 체력 및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한 2020년부터 항암 차 입원하는 혈액암 환자에게 혈액암 병동 내 휴게 공간을 활용하여 매일 1시간씩 재활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감염 위험이 크고, 체력이 떨어져 병동 외 출입이 조심스러운 환자들이 항암 중에도 체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외에도 부인암, 두경부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 여러 진료과에서 재활 협진이 이루어지면서 점차 재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필요성도 많이 느끼는 상황이다. 또한 울산대학교병원 암 재활치료실 유튜브 채널 및 애플리케이션 ‘명심보암’에 환자가 스스로 재활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 방법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세심하고 꼼꼼하게 신경 쓰는 암 재활치료실

울산대학교병원 암 재활치료실에는 특별히 눈여겨볼 자랑거리가 몇 가지 있다. 먼저 유방암 환자의 암 재활프로그램이 잘 구성된 점이다. 암 재활치료실 물리치료사들은 유방암을 수술하는 외과, 항암치료를 하는 종양내과 교수들의 믿음과 지지 아래 수년에 걸쳐 유방암 환자들의 재활프로그램을 키워왔다고 입을 모은다. 환자에 따라 6개월에서 2년 이상 추적하면서 주기적인 평가와 교육을 통해 체력 유지, 림프부종 진단, 체중 관리를 하며, 필요하면 통증 치료 등을 병행한다.

또 혈액암 환자에 대한 병동 내 간이 재활치료실 운영도 울산대학교병원 암 재활치료실만의 독특한 암 재활 치료프로그램이다. 물리치료사들은 이 역시 혈액종양내과 교수들과 병동 간호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진행이 어려웠겠지만, 많은 도움과 지지 덕분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한다. 이렇듯 항암치료를 하는 의료진의 관심이 암 재활을 활성화하는 데 가장 큰 역할과 원동력이다.

혈액암 환자에게는 체력 평가와 함께 병동 내 치료실에서 매일 오후 유산소·근력·유연성 운동을 그룹 또는 개별로 제공한다. 감염 등의 위험을 줄이고 치료실까지 멀리 이동할 필요 없이 병동에서 운동할 수 있는 것도 울산대학교병원 암 재활치료실의 장점이다. 앞으로 다른 암종에서도 그에 맞춘 재활 치료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암 재활 치료가 필요한 이유

암 치료 후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의 하나가 암 재활 치료다. 암 치료 후 삶의 질이 낮아지는 이유는 항암 과정을 거치면서 겪는 체력 저하, 심리적 위축, 피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나아가 신체활동에 대한 불안과 운동 관련 지식의 부족은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요인이다. 이를 위해 암 재활치료실에서는 가능한 범위에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도록 권장한다. 특히 암 수술이나 항암치료 후 몸을 쓰고 운동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환자가 많은데, 치료사와 함께 운동하면서 그런 불안감을 해소하고 점진적으로 활동량을 늘려나가도록 돕는다. 일반적으로 암 환자도 일반 성인과 같은 수준의 운동강도는 충분히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암 재활을 통해 신체활동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는 게 삶의 질을 높이는 첫걸음이 된다.

또한 꾸준히 적극적으로 운동하면 암의 발병과 재발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되며, 심뇌혈관 질환 및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유방암이나 부인암은 비만이 발병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법이 운동이다.

이은혜 물리치료사는 실제로 유방암 수술 후 암 재활치료실을 찾았던 환자 사례를 들려줬다.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가 예정된 환자였는데 수술 쪽 어깨가 거의 올라가지 않아 치료실에 오셨습니다. 방사선 치료의 특성상 팔 올리는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환자 스스로 앞으로 이어지는 치료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염려해 몹시 불안한 상태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치료실에서 함께 어깨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고,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여러 운동을 교육했습니다. 그 결과, 무사히 방사선 치료를 마무리한 후 치료가 잘 끝날 수 있게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었습니다. 환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은 암 재활치료실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암 환자를 위한 암 재활치료실의 계획

암 재활 치료가 필요한 주요 암은 무엇일까. 암 재활 치료의 대상은 모든 암 환자이며, 암 진단 이후 모든 시기에 암 재활이 필요하다. 하물며 수술 직전은 전 재활(prehabilitation)이라고 해,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사전에 운동이나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암 환자에게 암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기에는 인력과 공간이 한정적이다. 현재는 암 재활치료실에서 주로 유방암, 혈액암, 부인암 림프부종 등의 환자에게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재활의학과에서 의뢰하는 암 환자들까지 최대한 도우려고 노력한다.

지난해 암 재활치료실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원격 재활 연구를 진행했다. 이식 전 3주간 격리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과 1대1로 줌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벼운 운동을 함께한 것이다. 그 결과 환자들의 삶의 질, 우울감, 피로 등의 악화를 막고, 신체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홀로 격리된 외로운 치료과정에서 운동을 통해 잠시나마 외부와 소통했던 것에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암 재활치료실에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암종에서 비대면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며, 일회성 교육에서 벗어나 자주 환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재활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유방암 이외에도 다양한 암종에 대해 애플리케이션이나 유튜브를 활용해 자료를 제공하려고 한다. 이는 결국 점점 디지털화해가는 의료방향에 편승하는 노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