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가 노래하는
대왕암공원

울산은 거대하고 아득하다. 대한민국 동남부에 자리한 한반도 최대 공업 도시 울산의 위상은 거대하고, 다채로운 자연이 공존하는 울산은 아득하다. 초록 자연이 넉넉한 울산 대왕암공원에서는 저 멀리 공업 도시 울산의 모습이 통쾌하게 펼쳐진다. 자연과 도시 풍경이 이곳에서는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편집부 / 사진 송인호·윤선우(스튜디오100)

동쪽 바다 끝에 자리한 귀한 휴식처

울산 동구 일산동에는 ‘우리나라 최동단’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해안 공원이 있다. ‘제2의 해금강’으로 통하는 대왕암공원이다. 대왕암공원은 1962년 울산 최초의 공원으로 지정됐는데, 당시 이름은 대왕암 가까이 자리한 울기등대에서 따온 ’울기공원‘이었다. 하지만 ‘일본의 잔재’라는 이유로 2004년 대왕암공원으로 바뀌었다. 대왕암공원이 제2의 해금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동해안을 따라 대왕암, 울기바위, 남근바위, 탕건바위, 처녀봉, 용굴 등 저마다 존재감을 뽐내는 기암괴석이 조화롭게 자리해서다. 이 중 대왕암은 울주군 간절곶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대왕암공원에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신라 시대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대왕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왕비가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호국용이 되어 승천한 뒤 대왕암 아래에 잠겼다고 한다. 대왕암 인근에는 유독 고양이가 많이 보이는데, 대왕암 전설과 어우러져 동화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 같은 느낌을 풍긴다.

사람과 함께일 때 완성되는 대왕암공원

대왕암공원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1만 5천 그루의 해송이 솟아있다. 해송이 만드는 숲 그늘은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에 지친 우리를 가만히 보듬는다. 대왕암공원은 울산 동구 시민들이 사랑하는 산책 장소기도 하다. 공원 한편에 자리한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시민도 여럿이다. 이곳은 전설바위길, 송림길, 사계절길, 바닷가길 등 걷기 좋은 4개의 산책 코스로 이뤄졌다. 구간별로 대략 짧게는 20분, 길게는 40분 정도 걸린다. 그중 40분 소요되는 바닷가길은 대왕암공원 해안선을 따라 방어진 슬도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시원한 파도 소리를 벗 삼아 걸을 수 있는 해안 산책로다. ‘슬도’는 파도가 바위구멍을 스치면서 신비한 거문고 소리를 내는 곳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대왕암공원에서 빠질 수 없는 명소는 출렁다리다. 울산 최초의 출렁다리면서, 바다 위에 지은 현수교로 길이 303m, 폭 1.5m, 해상에서의 높이 27m다. 가급적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으려고 중간 지지대 역할을 하는 다리 기둥이 없는 무주탑(無主塔) 형태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대왕암 주변 해안 절경을 짜릿하고 아찔하게 즐길 수 있는 덕분에 울산시민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출렁다리 외에도 대왕암공원에는 볼거리가 많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울기등대는 동해의 길잡이이자 포토존으로 안성맞춤이다.

에어컨 틀어둔 실내에만 머무르기에는 영 아쉬운 여름이다. 냉방병이라는 불청객과 만날 수도 있다. 그러니 바깥으로 나서보자. 대왕암공원이라는 귀한 휴식처, 그곳에는 매미가 노래하고, 바다 풍광과 어우러진 시원한 풍경으로 더위를 씻어주는 출렁다리가 있다.

· 위치 울산 동구 등대로 95(일산동)

· 문의 052-209-3738

· 홈페이지 daewangam.donggu.ulsan.kr

· 이용시간 9시~18시(17시 40분 입장 종료)

· 휴무일 연중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