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더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

똑똑히 알고
제대로 예방해요

심뇌혈관질환은 요즘 같은 겨울철에 더 많이 발생한다. 질병을 잘 알아야 예방도 가능하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에서 심뇌혈관질환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알려줬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
사진 윤선우(스튜디오100)

겨울철, 심뇌혈관질환 발생이 높아져

따뜻한 남쪽 나라’라고 말하는 이곳, 울산에도 지난 몇 주 동안 겨울한파가 몰아쳤다. 뉴스에서는 건강관리와 안전사고에 주의하라는 보도가 연일 끊이질 않는다.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심뇌혈관질환 사망자는 10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1월에 정점을 이루고, 일교차가 큰 3월까지 높게 나타나는 추세다. 이는 낮은 기온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혈압과 동맥 연축을 높이고, 혈소판 수와 용적, 혈액 점도, 지질 및 혈액 응괴의 활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보고된다.

온도가 갑자기 변하거나 기온이 내려가면 자율신경계 중에서 교감신경이 영향을 받아 혈압의 변동이 심해지는데,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관이 약해져 막히거나 터지는 일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특히 겨울철에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며, 기온뿐만 아니라 이후 살펴볼 질환의 특징과 위험인자에 대해 인지하여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

심뇌혈관질환에 속한 다양한 질환들

심근경색증은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이다. 심장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한 심장 근육 일부가 죽는 질환이다.

뇌혈관질환은 혈관이 막혀 뇌 일부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허혈성뇌졸중(뇌경색)과 혈관이 터져 뇌 안에 혈액이 고이는 출혈성뇌졸중(뇌출혈)으로 구분한다. 허혈성뇌졸중(뇌경색)의 종류는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손상된 혈관에 혈전(핏덩이)이 생기면서 혈관이 막히는 ‘혈전성뇌경색(뇌혈전증)’과 심장 또는 경동맥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핏덩이)이 혈관을 타고 떠돌다가 뇌혈관을 막는 ‘색전성뇌경색(뇌색전증)’으로 나뉜다. 또한 뇌의 아주 작은 혈관에 혈전(핏덩이)이 발생해 뇌실질 내에 발생하는 작은 뇌경색인 ‘열공성 뇌경색’과 뇌졸중 증상이 발현되었다가 24시간 이내에 증상이 소실되는 ‘일과성 허혈발작’도 있다.

출혈성뇌졸중(뇌출혈)은 출혈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뇌내출혈, 지주막하출혈, 뇌실내출혈로 나뉜다. ‘뇌내출혈’은 뇌 안쪽 깊은 조직에 위치한 혈관에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로 주로 크기가 작은 혈관이 오랫동안 높은 혈압에 노출되면서 혈관의 탄력이 저하되어 갑작스러운 혈압상승에 대응하지 못하고 터지게 된다. 또한 ‘지주막하출혈’은 대부분 뇌동맥류(혈관꽈리)가 터지면서 지주막하공간에 출혈이 되는 경우인데 이는 중증도로 내원하는 환자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다.

골든타임이 중요한 심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심근경색증)의 대표 초기 증상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다. 대부분 환자는 ‘죽을 것 같은’ 매우 심한 가슴 통증을 느끼는데,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이라고 표현한다.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통증, 쥐어짜는 듯한 통증,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 답답하고 뻐근한 통증의 형태로 나타난다. 때로 노인이나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이 발생해도 전형적인 가슴 통증이 없을 수 있으며, 식은땀, 구토, 현기증, 호흡곤란 및 통증확산(턱, 목, 등, 왼쪽 팔과 어깨)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은 주로 조기 증상발생으로부터 1시간 이내로, 대부분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에 일어난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증 중에 ST 상승 심근경색은 증상이 나타나고 빠른 시간 안에 폐쇄된 관상동맥을 재관류해 치료해야 한다. 6시간 이내, 늦어도 12시간 이내에 빨리 전문치료를 받아야 심장 근육의 괴사를 막을 수 있다.

뇌혈관질환 초기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는 편측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이다. 이런 증상이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허혈성뇌졸중, 출혈성뇌졸중 등을 감별하여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허혈성뇌졸중의 초급성기에는 정맥혈관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전을 녹임으로써 막힌 뇌혈관을 뚫어줄 수 있다. 이후에는 동맥 내 혈전용해술을 진행해야 하며, 증상 발생 후 24시간이 지나도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으면 뇌부종을 억제하거나 항혈소판제, 항응고제 등 다른 보조 치료와 조기 재활 치료를 통해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출혈성뇌졸중은 일단 발병하면 예후가 상당히 좋지 않은, 중증도 높은 질환으로서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출혈성뇌출혈의 발생비율은 전체 뇌졸중의 20~30%로 낮지만 예후와 경과는 허혈성뇌졸중보다 훨씬 심각하다. 따라서 뇌혈관질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전문치료병원을 찾아 뇌졸중의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뇌조직의 손상과 뇌의 압력 상승, 뇌부종 등을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다.

이렇듯 심뇌혈관질환 증상은 진단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다르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최단 시간 내에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진과 시스템을 갖춘 전문치료병원을 찾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위험인자 관리하기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은 나이, 성별, 가족력과 같이 조절할 수 없는 위험인자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음주 등과 같이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 나뉜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질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먼저, 혈압 조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AHA(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 2022년 고혈압 진료지침이 개정됐다. 기존 지침에 ‘20세 이상 모든 성인’라는 대상을 추가하고, 심뇌혈관질환 있음 · 없음으로 구분하던 것을 ‘심뇌혈관 위험인자 1개 이상’ 등과 같이 세분화했다. 아래 혈압분류표를 보면서 자신의 혈압 상태를 확인해보자.

이상지질혈증은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므로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20)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20세 이상 성인에서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은 38.4%로 남성 45.6%, 여성 31.3%였다.

또한 넓은 의미로 당뇨병 관리의 가장 큰 목적은 당뇨병성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는 심뇌혈관질환도 포함되는 것으로 당뇨병성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혈당을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높다면 합병증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한 혈압, 고지혈증 등을 모두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혈압, 콜레스테롤 및 혈당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관리하는 데는 생활 습관 개선이 무척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약물을 복용해 적정수치를 유지하며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자.

혈압의 분류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9대 생활수칙’

1.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금연 후 1년만 지나도 심뇌혈관질환 발병 가능성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당뇨병 흡연자는 합병증 발생 위험성이 더 높다. 전자 담배도 안전하다는 근거가 없으니 피우지 않는다.

2.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는다.

고위험 음주자 비율은 여전히 높다. 과도한 음주는 부정맥, 심근병증,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3.
적당량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골고루, 짜지 않게, 통곡물, 채소, 콩,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성인 대다수가 섭취 기준보다 소금을 많이 섭취한다. 짜게 먹으면 혈압이 높아져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악화 원인이 된다. 만성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는 하루 소금 섭취 기준은 5.8g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8.5g이다.

4.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을 줄인다.

주 5일 하루 30분 이상 하는 유산소·근력 운동은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성을 감소시킨다. 짧게 여러 번 해도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면 효과가 있다.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환자와 흡연자는 무리한 운동보다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5.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한다.

비만(특히, 복부비만)은 심뇌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인다. 체질량지수 25kg/이상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위험성이 증가한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기 쉬우니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복부비만 진단 기준은 허리둘레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이다.

6.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한다.

스트레스로 혈압이 상승하면 부정맥과 동맥경화 위험성이 높아진다. 스트레스로 인한 흡연, 음주, 폭식 등도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다. 우울증 역시 신체활동 감소, 비만, 흡연 등으로 이어져 고혈압 가능성을 높인다.

7.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측정한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심뇌혈관질환의 선행 질환이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사받고 자기 혈관 숫자를 알아야 한다. 최근 40대 이하에서도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발생이 증가 추세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조기 발견해 치료·관리하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8.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약물치료 등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약물치료 전 생활 습관을 먼저 개선하고, 치료 중에도 꾸준히 노력한다. 적절히 운동하면 고혈압 전 단계 환자의 혈압도 낮출 수 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통합 관리해 심뇌혈관질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9.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119를 부른다.

뇌졸중 초기 증상은 갑작스러운 한쪽 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이다. 심근경색증 초기 증상은 갑작스러운 극심한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호흡곤란 등이다. 뇌졸중, 심근경색증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 이동 중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자가용보다 구급차를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