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때리는 그녀들
위플레이 Weplay

요즘, 공을 차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울산대학교병원에도 ‘Weplay(위플레이)’라는 여성 풋살 모임이 있다. 위플레이어들은 요즘처럼 매서운 겨울 날씨에도 공을 쫓아 한여름처럼 뜨거운 땀을 흘린다. 그들의 열정을 지면으로 만나보자.

이수정(산부인과 교수)
사진 윤선우(스튜디오100)

지난해 5월에 탄생한 위플레이

위플레이는 우리 병원의 풋살 모임입니다. 2022년 5월 12일, 그룹웨어에 ‘골 때리는 그녀들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회원을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SBS TV 예능프로 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을 보다가 ‘나도 저들처럼 가슴 뛰게 공을 쫓아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3월 즈음이었습니다. 울산 북구에 여성 풋살 클럽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보고 참여했지만 근무 마치고 시간 맞춰가는 것도 불가능했고, 운동 마치고 돌아오는 길도 힘들어서 병원에 동호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질러보자!'는 마음으로 단체톡방을 만들고 병원 그룹웨어에 글을 올렸습니다. 5월 12일 5명의 위플레이어로 시작했지만, 금세 20명 이상이 모여 지금의 ‘위플레이(Weplay)’가 탄생했습니다. 축구선수 출신인 정현태 감독님께 재능기부를 부탁드렸고, 정감독님께서 '1+3'으로(웃음) 윤성환 수석코치님과 황재홍 코치님, 김호영 촬영 감독님을 섭외해 오셔서 5월 20일 한마음회관 풋살장에서 첫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매주 1회 함께 모여 열심히 골을 때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탓에 운동 부족을 느끼던 중 위플레이 모집 글을 발견하고 참여하게 되었다는 사람이 제법 되더라고요. 물론 제가 영업해서 스카우트한 선수도 좀 있고, 친구의 권유로 참여했다는 친구들도 꽤 있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위플레이 회원은 20대가 3분의 1정도, 30대도 3분의 1정도, 40~50대가 나머지 3분의 1을 이루고 있어 폭 넓은 연령대로 구성됩니다. 간호사들이 가장 많지만 위플레이어(WePlayer)들은 외래(내시경실, 특수검사 포함), 병동, 특수부서(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등) 및 행정·지원파트(IT, 심사, 의료정보, 홍보 등) 등 우리 병원의 다양한 부서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 안 다른 부서 동료들을 알게 되어 너무 좋다고 하는 위플레이어들도 많아요.

위플레이어는 서로 평어를 사용합니다. 위플레이어로서 만날 때는 운동장 안이든 밖이든, 나이나 직급의 높고 낮음을 떠나 서로 평어를 사용하며 하대가 아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습니다. 아무래도 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는 위플레이어나 저처럼 연식이 있는 위플레이어들은 재밌어 하고 잘 사용하는데, 사이에 낀 세대의 위플레어들이 적응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웃음).

풋살, 참 재밌네

풋살의 매력을 알려드리면, 먼저 주인공인 ‘공’의 매력을 전하고 싶습니다. 굴러가는 공이 사람을 홀립니다. “나 잡아 봐라”하면서 도망가는데, 운동장에 나가면 공이 발에 닿지 않아도, 공이 옆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우리는 ‘까르르’합니다. 굴러가는 공이 사람을 홀리는 거죠. 그래서 아직도 경기를 시작하면 공만 쫓아 무작정 뜁니다. 상대편도 살피고 우리 편도 살펴야 하지만, 굴러가는 공이 너무 매혹적이라 냅다 뛰게 돼요. 풋살은 단시간에 활력이 생기는 운동이라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잘 맞는 종목입니다. 업무를 마치고 피곤할 때 풋살 경기를 뛰고 나면 오히려 활기가 생긴다는 위플레이어도 있어요. 하늘이 보이는 운동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바람을 맞으며 심장이 터지도록 뛸 때의 그 느낌이 좋다는 위플레이어도 있고, 땀 흘려 운동하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올려다보는 하늘이 멋있다는 위플레이어도 있어요. 요즘엔 날이 좀 추워져서, 운동장에 나오기까지 추가 장벽이 생겼지만, 운동 후에는 모두들 늘 ‘하길 잘했다’고 되뇝니다. 풋살은 규칙이 단순해서 누구나 쉽게 어울려 즐길 수 있고, 나이, 부서, 직급 모두 달라도 풋살 경기 중에는 같은 시선, 평등한 눈높이로 하나가 되어서 함께 움직이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그리고 우리 위플레이만의 장점으로는 수준 높은 실력을 갖춘 코치진(Coaching Staff)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덕분에 체계적으로 성장하는 우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요.

건강하게, 오래오래 즐길 수 있기를

새해를 맞아 위플레이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는 무사히, 위플레이어 모두 다치지 않고 재밌게 풋살을 즐기는 겁니다. 감독님께서 가르쳐주시는 것들을 그날그날 실전에서 시도해보면 조만간 세트 플레이도 해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각자의 속도대로 체력도 늘고 팀 전체 전력도 높아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외부 축구 동호회와 경기를 하는 날도 오겠지요. 한마음회관 풋살장 공사 소문때문에 걱정입니다만, 어디든 공간을 찾아서 위플레이어들이 오래오래 풋살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위플레이어들 모두 사랑합니다.

축구와 풋살의 차이점

풋살은 스페인어로 ‘풋볼 살라’라고 하는데, 이는 실내 축구를 의미하는 단어다. 풋살은 원래 실내에서 하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축구보다 경기장 규모가 작다. 축구는 11명이 경기에 참여하며, 풋살은 5명이 하는 팀플레이 스포츠다. 4명의 필드 플레이어와 1명의 골키퍼로 구성된다. 축구 경기 시간은 전 · 후반 45분씩이지만 풋살은 전 · 후반 20분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