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에 자주 발생하는
질병 4가지
나이가 들면서 몸 이곳저곳이 아우성 치는 건 순리다. 그렇다고 ‘나이 들면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에,
몸의 소소한 증상들을 가볍게 여기지 말자.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적절히 치료해 오래 건강을 유지하자.
노년기에 자주 발생하는 질병을 정리했다.
글 편집실
01
높아진 안압으로 생기는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는 녹내장은 노년기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발병률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높아진다. 녹내장은 주로 안압이 높아져서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 때문에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해부학적으로는 안압을 조절하는 부위인 전방각의 폐쇄 여부에 따라 ‘개방각녹내장’과 ‘폐쇄각녹내장’으로 나뉘며, 원인에 따라 ‘일차성 녹내장’과 ‘속발성 녹내장’으로 분류한다. 안압이 높아지는 이유는 보통 눈의 앞쪽 공간을 채우는 방수가 눈에서 빠져나가는 통로인 섬유주의 저항이 높은 것과 관계있다. 눈의 압력을 뜻하는 안압은 방수의 생성과 배출량으로 결정되는데, 나이 들면서 섬유주의 저항이 높아지면 방수 배출량이 적어져서 안압이 상승한다.
이외에 시신경 혈류나 유전적 원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추정한다. 간단한 안저 검사만으로도 녹내장을 조기 진단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02
잠들기 어려운 노년의 밤 수면 장애

수면 장애는 수면에 관련된 모든 질환을 이른다. 수면이 부족한 불면증, 수면이 넘치는 과다수면, 수면 리듬이 맞지 않는 하루주기 리듬장애, 수면의 질에 영향을 주는 수면호흡장애나 수면운동장애 등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0% 정도는 수면 장애가 있고, 그중 노년기 인구의 약 50%가 수면 장애를 겪는다고 추정한다. 노년기 인구는 수면을 방해하는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거나, 노년기에 다양한 수면 장애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수면 장애중 가장 흔한 불면증은 나이와 비례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파킨슨이나 치매 같은 퇴행성 질환에서도 수면 장애가 함께 자주 나타난다. 수면에 불편한 느낌이 있다면 수면 장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면 장애가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자.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수면 관련 검사는 수면다원검사와 다중수면잠복기검사다. 생활에서 수면 장애를 예방하려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어둡고 조용하며 적절한 온도를 맞춰 잠자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 수면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음주, 흡연, 카페인 섭취, 수면 직전 운동이나 식사는 피한다. 휴대전화나 텔레비전,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도 좋지 않다.
03
노년기에 치명적인 폐렴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와 폐에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다. 면역력 등이 낮아진 고령자에게 폐렴은 암보다 치명적인 질환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가 폐렴에 걸리면 사망률이 70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노인에서 폐렴이 더 잘 발생하는 이유는 노화로 폐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폐렴에 걸리면 일반적으로 기침, 가래, 발열, 오한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노년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서 폐렴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이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고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음식물 섭취가 폐렴을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흡인성 폐렴이라고 한다.
노인 폐렴의 5~15%가 여기에 해당한다. 흡인성 폐렴은 음식물 등이 기도로 들어가 폐까지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식사 도중 사레에 자주 들리는 고령자는 흡인성 폐렴에 걸릴 위험이 크므로 더욱 주의한다.
04
잘 들리지 않는 난청

난청은 외이, 중이, 내이 등 소리의 전달 경로 중 어느 한 부분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감소하고, 소리를 듣는 데 장애를 느끼는 상태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로 청력이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소리를 감지하는 달팽이관이나 듣는 신경 자체의 기능이 떨어져 소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감각 신경성 난청의 한 종류다. 노인성 난청의 원인은 식이, 대사, 동맥경화증, 소음,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등이고, 오랜 기간 소음에 노출돼 청각 외상이 생긴 결과로도 짐작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고령자에게서 양측 고주파(고음) 영역에 경도 혹은 중등도의 청력 감소가 나타나고, 소리 나는 방향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난청이 발생하면 회복하기 쉽지 않으므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소음에 오래 노출되지 않게 하고, 청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흡연과 과음 등을 삼간다. 난청이 의심되면 각자의 청력에 맞는 보청기를 사용해 청각 재활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