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박동진 교수

위암, 제대로 알고 예방합시다

위암 발병 원인은 식습관과 밀접하다. 울산대학교병원 외과 박동진 교수가 전하는 위암 관련 정보를 꼼꼼히 읽어보자. 앞으로도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사수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대외협력홍보팀

전문 진료 분야

위암, 복강경위암수술, 비만수술, 탈장, 로봇수술

위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

Q.
위암은 울산에서 폐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입니다. 먼저 위암에 대해 알려주세요.

위암이란 위에 발생하는 모든 악성 종양을 말하며, 위 선암, 림프종, 간질성 종양, 신경내분비암, 육종 등 다양합니다. 그중 위 선암이 약 98%를 차지하며, 일반적으로 위암이라고 하면 위 선암을 말합니다. 위암은 위의 점막에서 발생하여 진행하면서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하층, 장막층으로 침윤해 들어가고, 주변 림프절을 통해 외부 장기로 전이됩니다. 위암으로 진단되면 림프절 전이와 상관없이 점막층이나 점막하층에 국한된 종양을 조기 위암이라고 하며, 근육층 이상으로 침윤하면 진행성 위암이라고 합니다.

Q.
위암은 2020년 기준 전체 암 발생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할 만큼 익숙한 암종인데요. 특히 우리나라 위암 발생률은 전 세계적으로도 높아 위암 발생률 세계 1위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유독 한국인에게 위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재 한국의 위암 발생률은 남자 100명 중 8명, 여자 100명 중 3명 정도는 74세가 되기까지 위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짜거나 탄 음식을 먹는 식습관이 대표적인 위암 발병 요인인데, 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일일 나트륨 섭취량은 약 3,500mg으로 권장량인 2,000mg을 훨씬 웃돕니다.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염장식품과 찌개류, 직화 구이를 즐기는 식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Q.
특히 위암을 조심해야 하는 고위험군은 어떤 이들인가요?

위암 고위험군은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위 수술 병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용어가 다소 어려운데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만성위축성위염은 위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이며, 장상피화생은 위점막 상피세포에 염증이 생겨 이 세포가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과 유사한 세포들로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만성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위암으로 가기 전 단계 병변, 위암의 전구성 병변이라고 합니다. 만성위축성위염은 위암까지 진행되는 기간이 16~24년이라고 보고되며, 장상피화생은 위암의 발생위험도가 10배까지 높아집니다. 따라서 정기 내시경 검사로 추적 관찰해 잘 감시해야 하고, 특히나 장상피화생의 대표적인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었을 때는 제균 치료를 해 장상피화생으로 진행되지 않게 예방해야 합니다.

Q.
내가 겪는 증상이 위암의 신호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얼핏 위암이라고 하면 윗배가 불편하거나, 속쓰림, 소화불량 같은 위장장애 증상을 호소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위암 환자는 증상을 전혀 못 느꼈다고 말합니다. 요즘은 내시경 검진을 널리 시행하면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일이 많은데,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위암 이외에도 각종 위염, 역류성 식도염, 소화궤양 등도 위장장애 증상이 나타나므로 증상만으로는 위암과 구분할 수 없습니다.

위암의 검사와 치료법

Q.
위암 검사법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위암 조기 발견을 위해 국가건강검진 사업을 시행하며, 주로 위내시경 검사를 합니다. 위장조영 검사나 복부 CT 같은 영상의학적 검사도 시행할 수 있으나 점막층에만 발생한 조기 위암은 발견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위내시경 검사가 가장 좋은 방법이며,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소견이 있는 고위험군은 매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위암 발생 1위 국가지만, 위암 5년 생존율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 맞나요?

맞습니다. 국가 검진 사업뿐만 아니라 건강 검진도 많이 활성화되면서 위암을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대한위암학회 전국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조기 위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전체 위암의 약 64%에 달합니다. 조기 위암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장기 생존율이 매우 높아지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2년마다 한 번씩 반드시 국가 검진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Q.
위암의 치료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크게 내시경절제술과 수술, 항암치료로 볼 수 있습니다. 수술 전 평가에서 점막에만 병이 있는 점막암이고 정상 세포와 많이 닮아 있는, 분화도가 좋은 형태이면서 궤양이 없고 2cm 이하라면 내시경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절제술은 수술에 비해 침습도가 낮고 수술 후 식사 문제나 일상 회복 등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술에 비해 암 병변으로부터 충분한 거리를 두고 절제를 하는 것이 더 어렵고, 림프절 전이 여부에 대한 평가 또한 근본적으로 어려우므로 시술 전에 면밀히 검사해 림프절 전이가 없다고 판단할 때만 적용해야 하고, 시술 후 조직병리검사를 거쳐 추가 수술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Q.
내시경절제술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시술 조건이 제한적인데, 시술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수술로 진행하나요?

수술은 위암의 전통 치료 방법이며 현재까지는 위암 치료의 표준으로 꼽힙니다. 과거에는 개복하는 위절제수술이 표준이었으나 우리나라와 일본의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1기 위암(조기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고, 장기 생존율 차이가 없음을 밝혀내면서 현재는 표준 수술로 인정받습니다. 또한 복강경 수술의 단점을 극복한 로봇 수술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기존에 5~6개의 복강경 구멍을 내 시행했던 수술을 최근에는 3개로 줄이는 축소 포트 수술이나 하나의 구멍만 뚫고 하는 단일공 수술도 활발하게 시도하며 좋은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Q.
아무래도 개복보다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이, 그중에서도 몸에 구멍을 덜 낼 수 있는 수술법이 환자에게는 더 낫겠네요.

확실히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며, 수술 흉터 또한 최소한으로 남는 만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Q.
진행성 위암 단계에서는 치료를 어떻게 하나요?

진행성 위암은 술기의 발전이나 새로운 항암제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후가 불량합니다. 원격 전이가 없는 진행성 위암의 치료 원칙은 암 병변으로부터 충분한 거리를 두고 절제를 하는 위절제술과 주변 전이 가능성이 있는 광범위 림프절절제술이며, 보조 항암화학요법이 시행됩니다. 최근 연구를 통해 진행성 위암에서도 복강경 수술이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음이 밝혀져 진행성 위암 환자들도 개복수술 대신 복강경 수술로 치료받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보조 항암화학요법은 수술할 수 없거나, 수술 후 병리 결과상 2기 이상의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됐을 때 재발이나 전이의 확률을 낮추기 위해 시행합니다.

위암 수술 후 식사 관리

Q.
위절제수술 후 식사 원칙과 주의할 점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위절제수술은 범위에 따라 위가 30~50% 남거나 전절제의 경우 전부 없어지므로 수술 후에 소화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수술 후 초기에는 소량씩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화가 잘되지 않는 음식, 특히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잘게 썰고 많이 씹어서 삼키고, 수술 후 초기에는 회복을 위해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합니다.

위의 크기가 작아지고 위 배출을 조절하는 괄약근이 없는 탓에 당도 높은 음식물이 소장으로 급격하게 유입되고, 이 때문에 식은땀이 나거나 어지럽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덤핑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덤핑증후군은 수술 후 1~2년이 지나면 대부분 좋아지지만,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덤핑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소량씩 자주, 천천히 식사하고, 고단백, 적절한 지방, 저탄수화물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수술 후 1~2달은 설탕이나 아이스크림 등 단순 당의 과다한 섭취는 피하고, 식사 후에는 바로 움직이기보다 20~30분 쉬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물이 내려가는 속도가 빠르지 않게 가급적 식사 중 국물이나 물 섭취는 피하고, 음료는 식사 30분 정도 후에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조심해야 할 식품은 ‘감’입니다. 위절제수술을 받은 환자는 남아 있는 위의 기능이 떨어져 음식물 배출 지연이 흔한데, 이때 감의 타닌 성분이 위산과 음식의 섬유질과 합쳐져 단단한 돌이 잘 생깁니다. 따라서 위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가급적 감을 먹지 말고, 먹을 때는 한 번에 조금씩 먹고, 타닌 성분이 많은 가운데 부분과 씨 주위 부분은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위절제수술 후 정상적인 식사는 언제 가능한가요?

암으로 위절제수술을 받았다면 위 용적의 감소와 소화 기능 저하로 초반에는 정상 식사가 힘듭니다. 보통 수술 후 3주까지는 죽 위주의 부드러운 식사를 권합니다. 3주 이상 지나면 일반식을 할 수 있으나 식사량은 매우 천천히 늘어납니다. 수술 전 식사량으로 돌아가는 데는 환자마다 개인차가 있으며, 한두 달 정도면 수술 전의 식사량과 비슷해집니다.

Q.
위암을 예방하는 예방수칙은 무엇인가요?

위암의 발병 요인 중 예방수칙을 적용할 수 있는 건 ‘식이’ 요인입니다. 현재까지 위암의 원인 인자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밝혀진 것은 술, 염장 식품, 가공육 등이므로 이런 것들을 피하는 게 예방수칙입니다. 또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제한적인 근거로 비만과 흡연도 위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적극적인 체중 조절과 일정한 신체 활동, 금연 등이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위암의
오해진실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면 위암에 잘 걸린다?

짠 음식은 위암에 관련이 많습니다. 하지만 매운 음식이 위암 발생의 위험 요소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음식 중 매운 음식은 대부분 짜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통적으로 매운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일본은 우리나라만큼 위암이 많지만, 우리보다 맵게 먹는 인도나 태국은 상대적으로 위암 발생이 적어 매운 음식이 위암 발생에 직접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위절제수술 후 평생 부드러운 음식만 먹어야 한다?

위절제수술 후 초반에는 소화 기능이 많이 떨어지므로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조금씩 자주, 많이 씹어서 천천히 먹는 게 좋습니다. 또한 덤핑증후군도 조심해야 하는데, 덤핑증후군이란 위절제수술 후 음식물이 위에서 소화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못하고 곧바로 소장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소장에서 급격히 당분이 흡수되면서 혈당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 두근거림, 식은땀, 메스꺼움과 같은 고혈당 증상이 나타났다가 식사 후 2시간쯤 되면 반대로 급격히 혈당이 떨어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따라서 초반에는 식사량이 조금 모자라다 싶을 정도로 먹고, 물은 식후 30분 지나 반 컵 정도 천천히 마시기를 권장합니다. 하지만 수술 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개인차는 있으나 남아 있는 위와 소장이 적응해 대부분 수술 전과 비슷하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위궤양이 있으면 위암이 된다?

악성 위궤양과 달리 양성 위궤양은 위암으로 진행하지 않는 전혀 다른 질병입니다. 다만, 위암이 궤양을 동반하기도 하므로 내시경상 궤양이 보인다면 조직 검사로 감별 진단을 해야 합니다. 양성 위궤양이라도 추적 내시경 검사로 반복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후 홍삼이나 상황버섯 같은 약용 식품,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위암 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식품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용 식품은 저장이나 추출 과정을 거치면서 독성이 강해질 수 있어 장기간 섭취 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위암 수술 후에는 항암제나 빈혈약 등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약물들과 상호 작용할 수 있으므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없다면 위내시경 검사를 자주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위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는 정상인을 대상으로 40세부터 적어도 2년에 한 번 위내시경을 시행하도록 권고합니다.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같은 소견이 있는 위암 발생의 고위험군은 매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젊은 층의 위암이 더 위험하다?

젊은 사람이 나이 든 사람에 비해 특별히 예후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젊은 나이에 위암이 생기면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보고에 따르면 위암의 예후는 최종적으로 확인된 병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환자의 나이와는 상관없다고 합니다. 간혹 젊은 환자에서 암세포 형태가 좋지 않고 위 전체를 침범하는 형태의 위암이 다른 나이에 비해 많이 발견되는데, 이런 경우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위절제수술을 받으면 먹는 약 효과가 떨어진다?

대부분 약은 위가 아닌 소장에서 흡수되므로 위 절제와 관련해 약물의 흡수에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먹는 알약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근육주사나 정맥주사를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