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이 건네는 위로
때론 무수한 말보다 한 점의 그림이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작품에 감정 이입해 심리적 안정을 얻는 것이다. 복잡하고 바쁜 요즘 시대,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치유를 선사하는 그림을 감상하고, 새해엔 그림 그리기에 도전해봐도 좋겠다.
글 편집실
# 그림, 어떻게 친해질까
그림은 알게 모르게 우리와 가깝게 있었다. 학창 시절 미술 시간에도 좋든 싫든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어린 시절 그림 그리며 행복했던 그 기억을 잊은 채 그림과 거리가 생겼다.
그림, 어떻게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미술관을 찾아 눈앞에서 실제로 미술 작품을 접하면 도록이나 모니터 화면에는 미처 담기지 않은, 작품이 뿜어내는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어떤 작품은 감동을, 또 어떤 작품은 전율을, 어떤 작품은 위안을 준다. 화가의 생애, 작품의 제작 의도 등 작품에 대한 해석적 접근이 없어도 괜찮다. 작품의 사정을 속속 알지 못하여도, 그림이 건네는 분위기만으로 전율을 느끼며 그림과 친해질 수 있다.
자주 미술관을 찾아 그림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하겠지만 그림 관람 초보자라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보아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진다.
그럴 때는 오디오와 도슨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왕 미술관 전시를 찾았다면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편이 좋다. 오디오 가이드는 전시 주관사에서 준비만 해뒀다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고,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는 작품 가까이에서는 자동으로 가이드가 플레이된다. 물론 수동으로 직접 찾아서 가이드를 플레이할 수도 있다. 도슨트 가이드는 작가나 작품을 깊이 이해하는 도슨트가 직접 설명하므로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또 작품을 볼 때는 우선 멀리서 작품 전체를 감상한 뒤, 가까이 다가가 세세한 묘사나 붓 터치 등을 감상하는 순서가 좋다.
마지막으로 작품 주변에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해둔 설명글을 읽어보자. 온전히 자신의 감상에만 집중한 뒤 관련 글을 읽어보면 한층 충만하게 감상할 수 있다.
# 그림, 어떻게 그릴까
그림을 감상하며 얻은 느낌을 좀 더 풍성하게 체계화하고 싶다면 그림을 그려보자. 익숙한 휴대전화 대신 붓을 들고 새하얀 도화지 위에 숨겨둔 마음과 못다 이룬 꿈을 꺼내놓으면 온갖 근심과 고민마저 달아날 것이다.
01. 컬러링 북으로 도전하자
무엇부터 어떻게 그릴지 몰라서, 그림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망설인다면 부담을 내려놓고 컬러링 북에 먼저 도전해보자. 나무, 꽃, 바다 등 자연이나 만화, 패션 등 좋아하는 주제의 컬러링 북을 골라 원하는 색으로 채우며 색감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보통 색연필을 사용하는 컬러링 북이 많지만 오일 파스텔을 활용하여 완성하는 것도 있다. 원하는 느낌에 맞춰 선택하자. 컬러링 북 외에도 명화 그리기 키트 등을 구매해도 좋다.
02. 먼저 재료와 친해지기
과감해져도 좋다. 자신이 선호하는 그림 취향을 아는 것이 시작이고, 좋아하는 색이나 재료를 마음껏 사용해보는 것이 그림의 첫걸음이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보는 것이 좋다. 하나하나 사용해보면서 나와 맞는 재료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림 재료 알아보기
오일 파스텔(Oil Pastel) 안료에 팜유나 왁스를 섞어 만든 화구. 왁스 오일 크레용이라고도 한다. 생김새는 크레파스와 비슷하지만 크레파스보다 질감이 무르고, 손으로 문지르며 색이 섞이는 건 파스텔과 비슷하지만 파스텔에 비해 점성이 높고 가루가 덜 날리는 특징이 있다.
아크릴 물감 잘 마르고 잘 지워진다. 종이가 아닌 캔버스에 그릴 때 사용하면 좋고, 꾸덕꾸덕한 질감이나 부드러운 발림을 원할 때 사용한다. 유화 물감은 거친 질감을 표현하고 싶을 때 탁월하다.
수채화 물감 번지는 기법, 맑은 분위기를 원할 때 사용한다. 수채화 물감은 190여 종에 달하며 투명과 불투명으로 구분한다. 불투명 수채화는 보통 구아슈(Gouache)라고 부른다. 화면을 두텁게 칠하고 싶으면 불투명한 백색 안료와 약간의 다른 보조제를 첨가해 만든다.
03. 태블릿 PC와 디지털 펜으로 그리기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로 간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태블릿 PC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뽐낼 수 있다. ‘프로크리에이트(PROCREAT)’는 유료 앱이지만 아이패드 사용자 사이에서 아깝지 않은 그림 앱으로 통한다. 사진을 불러와서 꾸밀 수 있고, 덧대어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04. 제대로 보고 배우자
그림 그리는 방법을 설명하거나 그림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이 제법 많다. 시작이 막막하다면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한 단계 한 단계 따라 해보자. ‘골드손(@Goldson)’은 구독자 6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이다. 오일 파스텔,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그림 그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오후의 시아(@OhuSia)’는 초보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오일 파스텔 그림을 주로 업로드한다. 비대면으로 배우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쉽지 않다면 가까운 클래스를 찾아보자. 대부분 개인 화실에서는 초보자 맞춤형 커리큘럼을 진행한다.
색으로 내면을 돌보다
그림은 색과 무척 가깝다. 색깔 치료(Color Therapy)는 색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파장, 주파수 등이 하나의 에너지 형태로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에 근거했다. 건강증진이나 치료에 이용하는 대체요법이다. 각각의 색은 특유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것이 편안함과 흥분, 따뜻함과 차가움 등 변화를 느끼게 만드는 원리를 이용해 증상의 호전이나 심신의 안정을 돕는다. 1927년 미국 발드윈 박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색깔 치료를 적용한 결과 심장병, 천식, 알레르기, 폐렴, 눈 염증, 타박상 등에도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한 마음을 치료하려면 따뜻한 계통의 색을 가까이 두고 기운을 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삶의 열정과 에너지를 자극하는 빨강이나 온화하고 따뜻한 느낌의 주황과 분홍, 생기와 밝음을 주는 노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