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인과 영역에서
단일공 로봇(da Vinci SP)
수술의 활용
국내 많은 병원에서 단일공 로봇(da Vinci SP)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에서는 매년 600건에 가까운 수치로 로봇 수술이 이루어진다.
특히 산부인과 영역에서 단일공 로봇 수술은 발전 가능성이 크다.
글 송창호(울산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산부인과에서 시행하는 수술들
산부인과 수술은 전통적으로 복부에 10cm가량 혹은 그 이상 크기의 가로 혹은 세로 절개를 통해 이루어졌다. 모든 수술의 근간이 되는 개복수술은 술자가 직접 수술 부위를 손으로 만지고 느끼며 수술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큰 절개창으로 인해 생기는 통증, 출혈, 긴 회복기간 그리고 무엇보다 미용적인 측면에서 환자에게 부담이 큰 방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복강경 수술은 현재 산부인과 영역에서 가장 흔히 이루어지는 수술 방법이다. 복강경은 0.5~2.0cm 크기의 절개창 1~4개를 통해 이루어지는 수술이며 위에서 언급한 개복수술의 다양한 한계점을 극복한 수술 방법이다.
최근에는 수술기법과 수술도구가 발달하며 복강경 수술 방법 중 단일공 수술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는 추세다. 단일공 수술이란 말 그대로 복부에 여러 개의 절개창을 통해 수술하는 기존 복강경 방법 대신 배꼽 부위에 단 한 개의 절개창만을 통해 수술하는 방식으로 미용적 측면에서 그 장점이 극대화된다. 다만 좁은 절개창으로 여러 개의 수술도구가 들고나며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어 기술적으로는 상당히 고난도 수술이다. 당연히 수술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며 수술시간이 길어지거나 수술 시 시야가 좁아지는 문제점들이 있다. 단일공 수술을 시행하는 술자 입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한계점은 보조의가 들고 있는 수술도구나 본인의 양손에 들고 있는 수술도구끼리의 충돌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수술도구들이 개발되었으나 여전히 물리적으로 이러한 충돌을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환자와 수술자 모두 만족하는 로봇 수술
최초의 로봇 수술은 1980년대 중반부터 뇌수술이나 정형외과 수술 등 고정된 해부학적 위치와 구조물이 있는 장기의 수술에 이용되어왔다. 1990년대 들어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과 미국항공우주국 등에서 원격수술 연구를 지원하면서 본격적으로 현재의 로봇 수술 연구개발에 들어섰다. 21세기가 되면서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 사의 다빈치(da Vinci) 플랫폼이 도입되었으며 2000년도 FDA 승인을 받은 이후 로봇 수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최신형 단일공 수술 전용 플랫폼 다빈치SP는 수술기구에 관절 기능이 있어 수술도구끼리의 간섭현상 없이 수술할 수 있으며, 술자에게 10배 이상까지 확대되는 시야를 3D 화면으로 제공하여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앞서 설명한 단일공 복강경 수술의 한계점을 모두 극복한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다빈치SP는 부인과 영역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기존에 복강경으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양성·악성 부인과 종양수술이 가능하며 골반장기 탈출증 교정술 등에도 이용된다. 이러한 수술은 기존 시행되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열등하지 않음이 다양한 임상연구에서 증명된 바 있다.
현재 국내 병원들도 다빈치SP를 앞다투어 도입 중이다. 특히 울산대학교병원에서는 매년 600건에 가까운 로봇 수술이 이루어지며, 2019년 지방에서는 최초로 다빈치SP를 도입하여 이미 다년간의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와 술자 모두가 만족하는 로봇 수술을 이용한 부인과 수술은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상대적으로 수술비가 비싸 로봇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가 많지만 여러 장점을 고려했을 때 환자 입장에서 꼭 한 번 고민해봐야 할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