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권진아 교수

유방암센터 의료진이 함께합니다

유방암은 완치가 잘되는 암에 속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치료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재발이 쉬워 위험하다. 특히 유방암이 다른 암종에 비해 매년 발생률이 높아져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유방암에 대해 울산대학교병원 외과 권진아 교수가 친절하고 자세하게 답했다.

대외협력홍보팀 사진 백기광

전문 진료 분야

유방, 유방양성 질환, 일반 외과

전 세계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유방암

Q.
최근 5년간 울산지역 전체 암발생률 현황에서 유방암이 4위를 차지합니다. 먼저, 유방암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유방은 유즙을 생성하는 유선, 이 유선과 유두를 연결하는 유관으로 구성되며 유방암은 대부분 유관과 유선에 발생합니다. 유방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혈류와 림프관을 따라 전신으로 전이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유방암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높은 유방암 발생률에 비해 사망률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건강검진이 활성화해 조기 진단과 표준화된 치료법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유방암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방암이 발생하는 이유

Q.
몇 년 전 유명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예방적 차원으로 유방절제술을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암을 걱정해 선행적으로 유방을 절제할 만큼 유방암에서는 유전적 요인이 강한가요?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성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유방 양측을 절제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는데요. 가족력이 있어 시행한 유전자 이상 검사에서 BRCA1, BRCA2라고 하는 두 가지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습니다. 유전성 유방암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 이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이상이 바로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입니다. BRCA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7% 정도를 차지합니다.

Q.
안젤리나 졸리의 영향이 컸던 건지 전 세계적으로 BRCA 검사와 예방적 유방절제술이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안젤리나 졸리처럼 유방을 절제하면 유방암 예방 효과가 있나요?

BRCA 유전자 이상이 있는 사람이 유방암이 생길 확률은 70% 정도로, 일반 여성의 확률이 3%인 것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예방적 유방전절제술을 한다고 해서 유방암을 100% 막을 수는 없지만, 유방암 발병 위험을 90%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존율 향상 여부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다수 환자가 유방암 위험도와 건강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에서 해방되어 만족하기도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결정에 후회하기도 합니다. 예방적 수술 후 수술 및 마취와 관련된 합병증뿐만 아니라 여성성을 상실한 느낌, 성관계의 문제점, 일상의 스트레스와 자신감 상실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상담 이후에 결정해야 합니다. BRCA 유전자 이상이 없는 대부분의 일반인은 정기검진을 통한 유방암의 조기 발견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35세 이후부터 2년 간격으로 검진 받아야

Q.
유방암 증상 하면 대표적으로 ‘유방암 멍울’이 떠오르는데, 유방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나요?

안타깝지만 대개 유방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어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일이 많습니다. 증상을 느끼는 유방암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통증이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입니다. 그 외에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가 함몰되었거나, 유방 피부의 부종, 함몰이나 색의 변화가 생기고, 겨드랑이에서 만져지는 혹이 있다면 검사해볼 것을 권합니다.

Q.
가정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유방암 자가검진법이 있을까요?

자가검진은 자신의 유방을 스스로 만져보면서 멍울이나 다른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비용이 들지 않고 위험성도 없는 좋은 방법입니다. 유방 자가검진에 가장 적절한 시기는 매월 생리가 끝나고 2~7일 후 유방이 가장 부드러울 때 시행하면 좋고, 자궁절제술을 받았거나 폐경이 된 여성은 매월 일정한 날을 정해 잊지 말고 자가검진을 하면 좋습니다. 거울 앞에서 유방의 전체적인 모습을 교수관찰하며 부드럽게 눌러보고, 유방을 움직여서 함몰되지 않았는지 찾아보고, 유방의 피부가 두꺼워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더 자세한 검진방법은 울산대학교병원 유튜브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꼭! 보고 따라 해보면 좋겠습니다.

Q.
유방암은 1기 완치율이 98%로 매우 높아 조기 진단만 이루어진다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유방암 진단에는 어떤 검사들이 이루어지나요?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입니다. 유방촬영술은 일반적으로 상하, 좌우 2가지 x-ray 사진을 찍고, 필요 시 유방의 특정 부위만 확대해 검사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진단에 필요한 영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밀유방은 검사의 정확도가 감소할 수 있어서 이런 경우 유방초음파 검사를 함께 진행합니다.

유방초음파는 유방 내의 유선 조직이 풍부한 치밀유방에서 유방촬영술에 보이지 않는 종괴를 발견하는 데 유용하고, 상대적으로 치밀유방의 빈도가 높은 한국인에서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 유용합니다. 악성 종양과 양성 종양은 초음파 소견에서 60~80% 구별이 가능하며, 악성 소견이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크면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악성 소견이 없으면 추적검사를 시행합니다. 유방암이 진단되면 암 절제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유방 MRI 검사를 하고, 그 밖에 다른 부위로 전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 CT, 복부 CT, 뼈 scan 등을 추가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Q.
젊은 연령대에서 유방암 발생이 늘고 있는 만큼 검진도 일찍 받는 게 좋을 텐데, 언제쯤부터 검사를 받아보면 좋을까요?

30세 이후부터는 유방 자가검진으로 매월 체크하고, 35세 이후부터는 2년 간격으로 유방암 전문의에게 임상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40세 이후부터는 1~2년 간격의 임상 진찰과 유방촬영 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유방암의 다양한 치료법

Q.
유방암의 치료법은 무엇인가요?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 항암, 방사선입니다. 수술 치료는 유방수술과 겨드랑이 림프절제거술을 시행합니다. 유방수술은 유방암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유방부분절제술과 유방전절제술로 나눕니다. 우리 몸에 생긴 암은 림프관과 림프절을 따라 주변으로 전이되는 일이 많은데, 유방암은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정도에 따라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합니다. 임상적으로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는 감시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하는 것이 표준이고,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확인됐을 때는 겨드랑이 림프절을 완전히 제거하는 ‘액와림프절곽청술’을 시행합니다.

방사선 치료는 유방암 수술 후 보조적 치료법으로 사용하거나, 수술 후 국소재발이나 뼈, 뇌 등에 전이했을 때 완화요법의 하나로 사용합니다. 유방부분절제술을 받은 모든 환자는 전체 유방의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며,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도 수술 후 결과에 따라 유방과 겨드랑이 림프절의 방사선 치료를 고려합니다. 항암화학요법은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이거나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 또는 다른 장기에 암이 전이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합니다. 다양한 약제가 사용되며, 대개 2가지 이상의 약제를 병합 또는 순차적으로 투여합니다.

Q.
유방암은 여성호르몬과 연관된 암이라 이에 따른 치료법도 있다고 하는데요.

항호르몬요법이라고 합니다. 유방암의 60~70%는 호르몬 수용체를 가지고 있어서 이 수용체와 여성호르몬이 결합해 암세포가 성장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를 억제하는 보조 항호르몬요법은 여성호르몬의 생성을 차단하거나 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항호르몬요법은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효과적으로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어 호르몬 수용체를 가진 유방암 환자의 1차 치료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유방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표적 물질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그 기능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법도 있습니다. 표적치료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약물 독성에 대한 부작용이 거의 없고, 정상 세포를 덜 손상시키면서 암세포만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치료법입니다. 주로 HER2라고 하는 특정 수용체가 증폭 또는 과발현한 환자에게 적용합니다.

Q.
유방암 환자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면서 유방전절제술을 받을 경우 재건술에 대한 관심도 무척 높습니다. 유방재건술도 많이 시행되나요?

유방재건술은 유방암 수술 후 유방을 최대한 정상과 유사하도록 복원하는 수술인데, 실제 우리 병원에서도 많이 시행합니다. 특히 우리 병원에서는 유방절제술과 재건술을 동시에 진행해 수술 횟수를 줄이고 원래의 피부와 유방 형태를 최대한 유지해 미용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Q.
암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고통스러운데,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까지 잃는다고 생각하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이후 한쪽 유방을 잃은 것에 대해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 이상으로 심한 심리적 고통을 받기도 합니다. 따라서 유방재건수술을 적극적으로 시도함으로써 환자들의 미용 만족도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다양한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방암 수술 후 관리 및 주의할 점

Q.
유방재건술은 단순 미용성형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치료의 연장선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유방암 수술 후 어떤 관리가 필요할까요?

수술 후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가장 주의해야 할 증상은 수술 후 한쪽 팔이 붓는 림프부종입니다. 림프부종은 겨드랑이 쪽 림프절과 림프관이 제거되어 조직 내의 림프액이 적절하게 흡수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인데,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없으므로 림프부종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림프부종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한 쪽의 팔에서 혈압을 재거나 피를 뽑거나 주사를 맞지 말라고 설명하고, 재활운동도 가르쳐 드립니다. 울산대학교병원에서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암케어 애플리케이션으로 수술뿐만 아니라 항암, 방사선 등 암 치료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작용 관리를 도와드립니다.

Q.
유방암 관련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방법도 많고,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암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울산대학교병원 유방암센터 의료진이 함께하겠습니다.

유방암의
오해진실

유방암은 여성만 걸리는 암이다.

남성도 유선 조직이 있으므로 유방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 유방암의 빈도는 여성 유방암 빈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다만, 흔하지 않은 만큼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유방암을 진단받고, 예후 역시 여성 유방암보다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남성 유방암도 치료 방법은 여성과 유사합니다.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연관이 있습니다. 즉,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어지면 유방암 발생위험이 높아지는데, 임신과 모유 수유 기간에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따라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과 비교했을 때 유방암 발생위험이 증가합니다. 반대로 출산을 많이 할수록 유방암 발생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속옷(브래지어)을 오래 착용하면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브래지어 착용 또는 미착용과 유방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신뢰할 만한 연구는 없었습니다. 속옷 착용이 림프 흐름을 방해해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 증거는 없습니다.

한쪽에 유방암이 발견됐을 때, 예방 차원에서 반대쪽도 절제하는 게 좋다.

한쪽 유방에 유방암이 발생한 환자는 반대쪽 유방에도 유방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반대쪽 유방에 암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적 절제술을 원하는 환자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반대쪽 유방의 예방적 절제술로 인한 명확한 생존율 향상은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반대쪽 유방에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은 매년 0.4~0.5%로 보고되고, 전신적 보조요법이 발달하면서 그 확률은 더 낮아진다고 예상합니다. 또한 유방을 절제해도 낮은 확률이지만 여전히 재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대쪽 유방의 예방적 절제술이 암 재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예방적 절제술보다는 주기적인 검진 및 항호르몬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재발 가능성을 더 유의하게 감소시킨다는 것이 많은 연구의 결과입니다.

임신 중 유방암이 발견되면 치료를 미뤄야 한다.

임신 중 유방암의 진단과 치료는 일부 제한이 있기는 하나, 일반 유방암의 표준 치료와 최대한 똑같은 원칙 아래 조율되어야 합니다. 다만 태아에게 미치는 부작용을 염려해 몇몇 치료방침이 제한되거나 수정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유방암의 마취와 수술은 적절한 수술 시 태아 감시와 혈전 예방에 주의한다면 대체적으로 안전합니다. 항암화학요법은 임신 2~3기에는 비록 조산아 출산 위험이 높아지기는 하나, 기형 형성, 유산, 출산 후 단기간 건강 문제에서는 위험도가 높지 않다고 알려져 있어 시행 가능한 상황입니다.

콩으로 만든 식품이나 유제품을 먹으면 유방암 위험이 커진다.

콩류에 다량 존재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중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해 유방의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해 종양 증식 위험을 높인다고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연구에서는 이소플라본이 유방암 예후와 상관없거나 심지어 유방암 예후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 명확한 연구가 없는 상태로, 특별히 유방암 생존자들이 콩류를 제한할 필요성은 없습니다.

가슴 성형수술을 하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의료용 실리콘과 유방암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에서 실리콘을 삽입한 여성에서의 유방암 발생률은 오히려 낮게 보고되어 의료용 실리콘이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슴성형과 관련해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유방검진입니다. 가슴 성형수술을 한 여성들이 유방암 검진을 꺼리거나 수술 이후 오랫동안 유방 검사를 받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유방촬영술을 시행할 때 보형물이 터지거나 변형될까 염려해 검진을 놓치는 사람이 많은데, 보형물이 있어도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검사가 충분히 가능하므로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