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면 찾아오는 불청객,
환절기 호흡기 질환 5

환절기가 되면 우리 몸은 일교차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겪는다. 특히 가을은 건조한 공기 때문에 호흡하는 기관지와 호흡기 점막이 평소보다 약해지고 외부 감염에 취약해진다. 환절기 때 주의해야 할 호흡기 질환은 무엇인지 확인해보자.

편집실

01.

감기와 구별되는
독감(인플루엔자)

흔히 ‘독감’이라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 특징이다. A형·B형 독감이 있으며 A형과 B형이 혼합해서 나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날씨가 춥고 건조한 10월부터 4월까지 발생률이 가장 높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일반 감기보다 증세가 심하고,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의심 증상은 40℃ 이상의 고열이 2~3일간 지속되고 두통과 오한, 온몸을 맞은 듯한 근육통이 나타난다. 목이 아픈 인후통도 동반된다. 합병증으로는 폐렴이 가장 흔히 발생한다. 독감에는 타미플루와 정맥주사제 페라미플루 같은 치료제가 쓰인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다. 인플루엔자는 건조한 환경일수록 바이러스가 더 잘 번식하는 만큼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촉촉한 환경은 기침할 때 가래가 쉽게 배출되게 하는 장점이 있다. 독감은 65세 이상 어르신, 어린이 등의 고위험군일수록 병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4가 백신을 활용한다.

02.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는
인후염

인후염은 환절기에 쉽게 발생하는 상기도 호흡기 질환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목 속으로 침투해 인두와 후두에 염증을 유발한다. 초기에는 목 부위의 이물감과 건조감, 가벼운 기침 등의 증세가 나타나다 심해지면 통증 때문에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진다. 단순 감기라 여기고 방치하다 보면 치료할 때를 놓쳐 급성 중이염이나 폐렴 같은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인후염은 코로나19와 증상이 유사해 초기에는 구별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인후염은 코로나와 달리 맛을 느끼고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또한 기침 증상이 약하거나 없고 통증이 목에 집중되며 코로나19에 비해 전신 근육통, 두통, 오한, 숨이 가빠지는 증상이 드물게 나타난다. 인후염은 보통 휴식을 취하고 미지근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예방하려면 흡연이나 먼지 등 자극을 주는 원인을 피해야 한다. 또 손을 자주 씻고, 양치질이나 가글 등을 자주 해 구강을 청결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을에는 대기가 건조하므로 물을 자주 마셔 목을 적셔주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03.

만 65세 이상에서 위험한
폐렴

폐렴은 폐에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감염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주요 원인은 폐렴구균과 같은 세균이다. 증상은 발열, 오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염증으로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를 동반한 증상이 나타난다. 경증이면 휴식만으로도 쉽게 낫지만, 폐를 둘러싼 흉막에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므로 항생제를 처방한다. 대개 1~2주 항생제를 복용하면 완치되지만 상황에 따라 입원하거나 장기간 치료해야 할 수도 있다. 폐렴이 특히 무서운 이유는 패혈증과 같은 중증 감염으로 진행할 위험 때문이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주요 장기에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중증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의 치명률이 각각 20~35%, 40~6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실제 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국내 3대 사인으로 꼽힌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1년 폐렴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수는 2만2812명으로 암(8만2688명), 심장질환(3만1569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그러므로 65세 이상에서 감기 증상에 고열과 기침, 가래가 3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폐렴 여부를 확인해본다.

04.

계절과 관련이 있는
알레르기비염

환절기하면 알레르기 질환을 쉽게 떠올릴 정도로 알레르기 질환은 계절과 상관성이 매우 높다. 알레르기비염은 다양한 원인물질(항원)에 코점막이 자극을 받아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항원은 가을철 흩날리는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음식물, 화학물질 등이다.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은 특히 환경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중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는 비염 환자의 점막을 민감하게 만들어 더 쉽게 증상을 유발한다. 코점막이 항원에 노출되면 염증이 생기고 물처럼 맑은 콧물, 발작성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 후각 감퇴 등의 증상이 생긴다. 알레르기비염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며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부비동염, 결막염, 중이염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만성화하지 않게 해야 한다. 알레르기비염 치료에는 보통 경구용으로 항히스타민제, 항울혈제, 항콜린제, 스테로이드제, 복합제 등의 약물을 사용한다. 알레르기비염을 예방하려면 점막을 자극하는 원인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호흡기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 코와 입을 보호하고 귀가 후 즉시 손, 얼굴 등을 깨끗이 씻는다. 실내 공간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수시로 환기해 깨끗한 공기를 유입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05.

아직 생소하지만 주의해야
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기관지와 폐 조직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생기는 질환이다. 염증 때문에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 조직이 파괴돼 숨을 쉴 때, 특히 숨을 내쉴 때 공기가 잘 이동하지 못하면서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COPD는 흡연, 직업성 분진이나 화학물질 노출, 실내외 공기오염, 호흡기 감염 등이 발병원인으로 여겨진다.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폐기능이 크게 저하되면 만성 기침과 객담, 호흡곤란, 천명음 등이 나타난다. COPD는 바이러스·세균 등이 원인의 70~80%를 차지하고, 대기오염·미세먼지 등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OPD가 악화하면 입원해야 할 정도로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집중적이고 다양한 치료가 진행된다. 기관지확장제, 산소, 부신피질호르몬, 항생제 등이 필요하며 때로는 인공호흡기도 사용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일찍 발견하면 여러 치료법으로 증상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치료는 가장 먼저 흡연이나 실내외 공기오염과 같은 위험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병의 진행정도에 따라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아울러 규칙적인 운동, 적정체중 유지,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접종, 주기적인 폐기능검사 등을 실천해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환절기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하는 5대 수칙

호흡기 질환은 한 번 증상이 발현하면 쉽게 낫지 않고, 재발 확률이 높아 평소 예방이 중요하다.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키는 생활습관을 지닌다면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01_ 기침예절 실천하기

대부분의 호흡기 감염병은 비말이 주요 전파 경로인 만큼 증상이 있을 때는 꼭 마스크를 착용한다. 또한 기침할 때는 휴지와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한 후에는 비누로 손을 씻는다. 사용한 휴지나 마스크는 아까워하지 말고 바로 버린다.

02_ 올바른 손 씻기의 생활화

예방은 손 씻기에서 시작된다. 외출 전후, 식사 전후, 코풀거나 기침, 재채기 후, 용변 후 손에 비누를 묻혀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닦는다. 비누로 손을 닦으면 5명 중 1명의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03_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손은 세균의 온상이다. 손으로 자신도 모르게 눈, 코, 입을 만지지 않게 신경 쓴다.

04_ 실내에서는 자주 환기하기

하루 최소 3회 매회 10분 이상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 학교, 어린이집과 같은 공공시설에서는 출입문과 창문을 동시에 열어두는 것이 좋다.

05_ 증상 나타나면 의료기관 방문하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주저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 중증화하는 것을 막는다.

참고 자료 질병관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