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청소년기,
바른 성장을 위한 조언
‘살이 키로 간다’는 말처럼 소아청소년기 성장과 관련해 익숙한 말이 많다. 소아청소년기 성장에는 특징이 분명하므로 울산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성연 교수가 전하는 다음 내용을 읽어보고 우리 아이가 잘 성장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글 안성연(울산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의 많은 부분이 세계화 되면서, 소아청소년의 건강과 성장에 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이는 부모님뿐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도 마찬가지다. TV, 인터넷 등 대중 매체에서 성장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쉽게 접하지만, 오히려 과한 정보가 부모와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아이들 개개인의 특징을 파악하지 않고 틀에 고정된 정보를 따라가다 보면 잘못 적용되기도 한다. 성장이 더딘 자녀를 보며 ‘살이 키로 간다’거나 ‘남자아이는 군대 가서 큰다’라고 위안하는 부모들이 아직도 많다. 키는 양쪽 부모에게 받은 유전적 잠재력 내에서,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좋은 방향으로 자라기도 하고 불리한 방향으로 자라기도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성장 관리를 위해 소아청소년의 성장 특징과 성장 문제에 대해 알아본다.
전문 진료 분야
성장장애, 성조숙증, 사춘기 질환, 갑상샘질환, 당뇨병, 비만, 부신질환
저신장 주원인은 유전, 지연 체질, 질환
‘키가 작다(저신장)’는 정의는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서 판단한다. 의학적으로 같은 나이, 같은 성별의 아이들 100명 중 3번째보다 작을 때 저신장으로 정의한다. 아이의 키를 평가하려면 우선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서 제시한 표준성장곡선에서 어디에 속하는지를 살핀다. 키가 작은 원인은 부모님의 키가 작아서 자녀의 키가 작은 유전적 저신장과 체질적으로 늦게 자라는 체질적 성장지연이 가장 흔하다. 그밖에 성장호르몬 결핍이나 갑상선호르몬 결핍 등 호르몬 질환, 골격계 자체의 이상, 만성 질환이 있거나 염색체이상(터너증후군), 혹은 다른 증후군이 있을 때도 키가 비정상적으로 작을 수 있다. 또한 몸무게가 작게 태어난 아이가 출생 후 2년까지 따라잡기 성장이 안 되면 계속 키가 작은 원인이 된다.
반드시 사춘기와 연계해 평가해야
자녀의 키는 부모의 키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키를 평가할 때는 항상 부모의 키를 연관시켜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사춘기가 빨리 시작하거나 급격히 진행되는 아이는 부모에게 받은 잠재적 키만큼 자라지 못하기도 하고, 어릴 때의 큰 키가 어른까지 이어지지 않기도 한다. 그러므로 성장은 다면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사춘기는 이차성징과 함께 키가 급성장하는 시기다. 최종 키가 결정되는 데 매우 중요한 시기이므로 성장을 평가할 때는 사춘기를 같이 평가해야 한다. 사춘기가 일찍 시작된 아이는 초기에는 성장이 빨라 또래 아이들보다 크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히므로 최종 키는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사춘기가 천천히 진행돼 성장하는 기간이 길면 그만큼 많이 자라는 기회가 된다.
남아 17세, 여아 15세 전후로 성장판 닫혀
뼈 나이는 손의 X-선 사진으로 알 수 있으며, 뼈 나이 검사는 일명 성장판 검사라고 한다. 골격의 성숙도와 성장판의 상태를 보여줌으로써 소아의 성장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뼈 나이는 사춘기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사춘기 단계 평가에 도움을 주고, 구루병, 골이형성증 같은 골격계 질환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검사다. 뼈 나이와 실제 나이를 비교하면 뼈의 성숙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앞으로 자라날 키를 예측할 수 있다.
뼈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많거나 적을 수 있다. 체질적 성장지연, 성장호르몬 결핍, 영양 결핍, 사춘기 지연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면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적고, 반대로 비만, 성조숙증, 사춘기의 빠른 진행,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 작용하면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다.
성장판이 닫히면 성장이 멈추는데, 성장판이 닫히는 뼈 나이는 남아 17세, 여아 15세지만 실제 나이로는 개개인별로 차이가 있고 점차 빨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질환이 저신장 원인이면 질환 치료가 먼저
표준성장곡선에서 키가 정상범위에서 미달이라면 성장 검사가 필요하다. 1년에 몇 cm 자랐는지를 평가하는 성장 속도는 키가 작은 원인이 정상적인지 병적인지를 아는 중요한 단서다. 소아에서 사춘기 이후 성장이 끝나는 시기를 제외하고 1년에 4cm도 자라지 못했다면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또래들과 달리 갑자기 성장 속도가 변화(갑자기 많이 크거나, 현저히 성장 속도가 줄거나)하거나 신체 변화가 있다면 진료를 받아본다. 이 외에도 어느 시기라도 성장에 관해 염려된다면 성장클리닉을 방문하여 평가해볼 수 있다.
저신장 치료는 기저 질환(영양소 부족, 갑상선 질환, 만성 질환 등)이 발견된다면 질환 치료가 우선이다. 현재 저신장의 직접 치료에는 유전자 재조합 인간성장호르몬이 사용된다.
성장호르몬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신부전이 원인인 성장지연, 자궁 내 성장지연, 특발성 저신장, 누난증후군, 프래더윌리증후군에는 성장호르몬을 사용할 수 있다.
8시간 이상 푹 자고 30분 이상 운동해야
소아내분비 전문의가 성장호르몬 치료를 결정한 후에는 전문 관리가 필요하다. ‘많이 먹어야 많이 큰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많이 먹이려는 부모가 있는데, 요즘은 영양부족보다 비만과 같은 영양과다 또는 영양불균형이 더 문제가 된다. 특히 비만은 사춘기를 촉진해 성장 측면에서는 불리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하루 8시간 이상 푹 자기,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기, 하루 30분 이상 햇볕 쬐기, 스마트폰·컴퓨터·TV 사용 줄이기, 건강한 식단으로 하루 세 끼 꼭 먹기를 실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