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콩으로 내린 마성의 음료,

커피

커피는 우리가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이자 기호식품으로 손꼽는다. 세계는 매년 950만 톤의 커피를 생산하고, 전세계 인구가 하루 4천억 잔의 커피를 마실 정도로 커피는 온 인류가 사랑하는 음료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로 꼽힐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이 유별나다. 한 모금 입에 머금으면 그윽한 맛과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 마성의 음료, 커피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실 / 참고서적 『내 안의 바리스타를 위한 커피 상식사전』(길벗), 『지식e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북하우스)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커피

우리나라에 커피가 처음 들어온 건 1882년(고종 19년) 외국과 통상협정이 이뤄지면서다. 이후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고종황제가 커피를 처음 마셨으며, 또 즐겨 마셨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고종황제가 커피를 마시기 전에 대중이 이미 커피를 접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있다. 1884년부터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앨런(Allen)의 저서에는 ‘궁중에서 어의로서 시종들로부터 홍차와 커피를 대접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또 선교사 아펜젤러(Heny G. Appenzeller)의 선교단 보고서에는 1888년 인천에 있는 대불호텔에서 대중에게 커피를 판매했다고 적혀 있다.

커피의 하루 섭취권장량

커피 속 카페인은 순간 집중력과 암기력을 올리고 단순한 편두통에도 효과를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우리나라 국민의 카페인 하루 섭취 기준은 성인 400mg 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청소년 2.5mg/kg(체중) 이하다. 이 기준에 따르면 캔커피 4.8캔, 커피믹스 8.3봉, 캡슐커피 5.4잔, 커피전문점 커피 3.3잔이 하루 섭취권장량에 해당한다.

커피가 위로 미끄러져 들어가면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념들은 위대한 군대처럼
전쟁터 앞으로 나가고
싸움은 벌어진다.

- 하루 50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문학가 발자크

한 잔의 여유를 선사하는 커피

우리는 각성이 필요할 때, 충전이 필요할 때, 또는 그저 습관처럼 커피를 마신다. 무엇보다 커피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중요한 음료로 자리 잡았다. 사람을 만날 때 커피가 빠지지 않는다. 다양한 커피전문점이 속속 생겨나고, 특색 있는 카페를 넘어 이제 가정에 각종 커피 도구를 갖추고 홈 카페를 꾸리는 이도 많다. 언제부터인가 커피는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가까운 친구 사이처럼 자연스러워졌을 뿐만 아니라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라는 말처럼 숨 가쁜 일상에 한잔의 여유를 선사한다.

커피는 악마같이 검지만
천사같이 순수하고 지옥같이 뜨겁지만
키스처럼 달콤하다.

-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 탈레랑

커피와 건강의 관계

- 커피 체리(커피콩) 커피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를 ‘커피 체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체리 속 생두를 로스팅하면 원두가 된다.

- 로스팅(Roasting) 생두에 열을 가하여 볶는 과정이다. 원두의 특성을 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보통 생두를 로스터에 넣어 볶고 냉각하는 과정을 거친다.

- 아로마(Aroma) 커피의 향. 뇌는 혀가 느끼는 맛, 질감, 온도와 코가 느끼는 아로마를 더해 커피 향을 종합적으로 느낀다.

- 크레마(crema) 에스프레소 상부에 갈색빛을 띠는 크림을 말한다.

- AA 카페에서 메뉴를 고를 때 케냐AA 등 커피의 종류를 보았을 것이다. 여기서 AA는 아프리카에서 주로 사용하는 생두의 분류 등급을 뜻한다. AA는 스크린 사이즈 17, 18로 가장 큰 생두 등급에 속한다.

- 핸드드립(Hand Drip) 중력을 이용해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어 추출하는 필터식 추출 방식.

- 모카포트(Moka pot) 증기압을 활용한 여과로 진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기구.

- 모카는 한때 전 세계의 커피 교역을 담당하던 예멘의 항구도시 이름이다.

커피와 건강의 관계

커피에는 카페인뿐 아니라 폴리페놀 화합물, 에스트로젠, 클로겐산, 다이테르펜 등 여러 가지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다. 커피는 골다공증 위험을 낮춰준다. 폐경 여성이 하루 1~2잔 커피를 마시면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골밀도 검사를 받은 폐경 여성들을 대상으로 커피와 골다공증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커피를 하루에 1잔 마시면 33%, 2잔 마시면 36%의 골다공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에 들어 있는 에스트로젠, 클로겐산(항산화 효과), 다이테르펜(항염증 효과) 성분이 뼈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는 간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대한간학회는 2018년 만성간질환자가 커피를 마시면 간암 발생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진료 지침을 발표했다. 진료 지침은 간 전문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할 때 참고하도록 설정한 기준으로, 환자에게 커피 섭취를 권장할 수 있도록 했다. 커피를 구성하는 클로로젠산, 마그네슘 등 다양한 항산화 물질이 건강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커피가 무조건 건강에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커피는 불면증을 일으키고 위산이 위에서 식도로 역류하는 위식도역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부정맥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세계인이 즐기는 이탈리아식 커피

우리는 이탈리아인들이 마시는 방법으로 커피를 즐긴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커피는 여러 모습으로 변신하며 세계인의 삶에 깊숙이 뿌리내렸다. ‘에스프레소’ ‘카페라테’ ‘마키아토’ 등 커피 이름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이탈리아어가 많다. 커피 원액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더해 연하게 만든 것이 ‘아메리카노’이고, 따뜻한 우유를 더한 것이 ‘카페라테’, 우유에 우유 거품까지 더한 메뉴가 ‘카푸치노’다. 이외에도 변형된 여러 가지 커피 메뉴가 있다. 하지만 모두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어야 탄생할 수 있는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