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2024-08-30 14:21
씹고 뜯고 오래 즐기려면 구강 관리 필수
-치과 이지현 교수-
소리 없이 찾아오는 잇몸병, 구강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나이가 들수록 씹고 맛보는 일이 힘겹게 다가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노인 진료 환자 수 1위를 ‘치주질환(치은염·치주염)’이 차지했습니다. 이는 2017년 대비 40% 정도 증가한 것입니다. 잇몸병 중 하나인 치주염, 그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
흔히 풍치라고 알려진 치주염은 어떤 질환인가요?
구강은 크게 치아와 잇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충치는 치아에, 풍치는 잇몸에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풍치는 염증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됩니다. 단순히 잇몸에 생긴 염증은 ‘치은염’, 더 악화하여 잇몸뿐만 아니라 잇몸뼈까지 염증이 진행된 상태를 ‘치주염’으로 봅니다. 원인은 결국 입안의 세균 때문입니다. 세균은 독소를 뿜어내고 염증 반응을 일으켜 입안은 전쟁터로 변합니다. 잇몸이 붓고 망가져서 치아를 지탱하는 뼛속까지 세균이 침식하면 잇몸뼈 손실을 동반한 치주염이 발생합니다. 정도가 심하면 발치 즉, 치아를 뽑아야 하는 수준에 이르기도 합니다.
―
치주염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치통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지요. 3대 통증 중 하나로 불릴 정도입니다. 이에 반해 잇몸에 발생하는 염증, 치주염은 통증이 쉽게 동반되지 않습니다. 치아보다 잇몸은 상대적으로 통증에 둔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그 탓에 치료 시기를 미루거나 놓치는 경우가 충치보다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잇몸질환 초기 단계인 치은염을 넘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미 치주염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로 확인되는 노인 진료 환자 수 확대는 일정 부분 과거보다 통계에 잘 잡혀서 늘어난 수치도 있고, 달리 보면 고령화 사회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지표로 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잇몸이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만큼 평생을 써왔기 때문인데, 잇몸 질환에도 쉽게 노출됩니다. 여기에 의료서비스 질도 올라가고 틀니보다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치주질환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더욱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
잇몸 질환 문제가 영양부족 상태와도 연결된다고요?
섭식 기능과 직결됩니다. 노인은 치아 부실로 저작 능력 저하와 소화 흡수 기능 저하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영양부족 상태에 이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입은 우리 몸에서 1차 소화기관입니다. 음식물을 잘게 씹어서 삼키면 위에서 화학 작용을 일으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합니다. 결국 소화 기능 즉,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경우 영양공급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죠. 치아가 많고 저작기능이 잘 유지되어야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
젊은 층에서도 잇몸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세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은 영양 상태와 면역력, 호르몬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결국 몸 그중에서도 입안에서 발생하는 염증 반응이기 때문에 식습관도 중요합니다. 원인과 결과의 문제는 아니고 젊은 층에서 예전보다 당뇨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잇몸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은 모두 단 음식에 쉽게 노출된 문제로 보입니다.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아닌 과일 대신 음료에 익숙해진 환경만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치주염은 당뇨의 제6의 합병증입니다.
―
치주염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눕니다. 흔히 아는 스케일링 즉, 치석 제거술을 일차적으로 하는데 잇몸 위의 치석을 제거하는 것으로 기초 치료에 해당합니다. 치주염이 상대적으로 더 진행되면 마취하에 잇몸 아래 치석과 염증조직을 긁어내는 치주소파술, 흔히 표현하는 잇몸치료를 2단계로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치주소파술로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이 있는 치석을 제거하거나 뼈이식을 위해 3단계인 치은박리소파술 즉 잇몸수술까지 해야합니다.
―
치주염을 피할 수 있는 예방법은 무엇인가요?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당뇨·고혈압·비만 등을 이야기합니다. 만성질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감기 같으면 약을 처방받거나 주사를 맞고 즉각적인 치료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주염은 만성질환입니다. 주기적인 관리만이 치주염을 예방하고, 또한 치주염이 발병하더라도 더욱 악화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치석 제거라는 기본적인 스케일링은 6개월마다 하는 것을 권하며, 1년에 최소 1회는 치과를 방문해서 구강 상태를 점검하기를 권장합니다. 생각보다 올바르게 양치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올바른 양치법을 다시 익히는 것도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