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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핵항산균 폐질환, 수돗물·토양 등 주변환경이 원인

관** 2024-09-09 08:58

비결핵항산균 폐질환, 수돗물·토양 등 주변환경이 원인

- 호흡기내과 채강희 교수 -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이 무엇인가요?


비결핵항산균은 다소 이름이 어렵고 생소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아닐 ‘비’ 자를 써서 비결핵, 즉 결핵이 아닌 나머지 항산균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균은 대부분 호흡기로 들어오기 때문에 폐에 병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래서 비결핵항산균이 폐에 감염되었을 때,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결핵과 유사하지만 결핵과 또 다른 종류의 폐 감염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흔히 이해를 돕기 위해서 유사 결핵 또는 결핵 사촌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생물학적으로는 결핵과 매우 유사하고 사촌뻘 되는 관계에 있습니다. 임상 증상이나 진단법이 결핵과 매우 유사하고 치료약제도 일부는 비슷한 경향이 있습니다.



비결핵항산균 폐질환도 우리나라에서 흔히 걸리는 질병인가요? 

최근에 우리나라 결핵환자가 10년 전과 비교해서 많이 줄었습니다. 반면에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이 결핵환자보다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보통은 중년 여성이나 폐질환을 갖고 있는 고령 남성에서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일부는 젊은 연령에서도 생길 수도 있습니다. 최근 특히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면역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이 늘면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비결핵항산균이 결핵과 다른 점이 있는데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이 일반적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결핵은 사람을 매개로 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질환이지만, 비결핵항산균은 주변 환경에 있는 균들이고 전염은 되지 않는다고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일부 우리나라에서 드물지만 폐의 선천적 질환에서는 일부 균이 사람 사이 전염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발생원인을 정확히 알긴 어려운데요. 현재 알려진 것으로는 이 비결핵항산균들은 주변 환경에서 흙과 물 속에 존재한다고 보고됩니다. 우리 일상 중에서는 보통 수돗물에서 많이 검출이 되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랜기간 샤워기를 사용한 경우에는 샤워기 헤드를 좀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저희가 설명을 드리긴 하는데요.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꼭 샤워기 헤드 때문에 감염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모두 동일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공중 목욕탕과 사우나도 노출 위험이 있어서 환자분들께는 가능한 피하도록 설명드리고 있고, 요즘 같은 겨울철에 가습기 사용하시는 분이 많으실 텐데요. 가습 과정에서 균이 증기와 함께 밖으로 분출될 수 있어 환자분들께는 가습기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해야 된다면 수돗물이 아닌 정수된 물로 10분 이상 끓여 식힌 후 사용하도록 권유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흙 속에 균이 서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분들의 경우 집안 화분을 키우는 것에 대해 자제하도록 권유드립니다. 화분이 문제될 수 있는 이유는 흙먼지가 날리면서 비결핵항산균이 같이 흡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분을 없애는 것이 좋으나 원예활동을 해야 한다면 작업시에 물을 뿌려 흙을 축축하게 해서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여 먼지를 최대한 들이 마시지 않도록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의심할 수 있는 자각 증상이 있을까요?

대기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건강검진 중에 엑스레이나CT와 같은 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어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핵과 유사하게 기침이 가장 흔한 증상이고 그 외 드물게 객혈, 흉통,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의 진단법은 어떻게 되나요 ?

보통 기침 등의 증상이 있으면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한 경우 CT검사를 시행하여 확인하기도 합니다.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검사는 객담(가래)검사를 시행하는 것입니다. 객담 검사를 통해서 우리는 결핵균인지 비결핵항산균인지 확인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찾게 된 균 중에는 여러 비결핵항산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객담 검사를 반복해서 시행하여 원인균에 대하여 파악하게 됩니다. 즉, 환자의 증상과 영상검사 소견, 객담검사 – 이 3가지 모두 만족하여야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으로 진단을 하게 됩니다.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의 치료법과 치료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은 폐결핵과 다르게 모든 환자에서 치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치료없이도 일부 환자에서는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일부 환자에서는 병이 조금씩 진행하고 심해지는 경우가 있고 처음부터 심한 상태로 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저희는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치료는 장기간 결핵약과 항생제로 약물 치료를 받게 됩니다. 병이 심한 경우에는 주사제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 기간은 최소 1년 이상, 실제로는 18개월, 2년 이상 치료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간 약제를 복용하다 보니, 약제 부작용을 호소하게 되고 치료를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환자와 상의하고 신중히 결정하는 이유가 치료 기간이 매우 길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치료를 해야 된다면, 가능한 경험이 많은 의사가 있는 기관에서 치료를 시작하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치료 성공률은 어떻게 되나요?

대부분 환자분들은 치료없이 관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하지 않는 환자들은 병이 진행하는지를 살펴보는 거기 때문에 굳이 자주 방문하진 않고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추적하기도 합니다. 보통 약을 먹으면 한 달 간격으로 일단 처음에 보통 방문하도록 하는데요. 그 이유는 약물치료를 하면서 부작용이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기는지 유무, 부작용을 어떻게 치료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병원에 오시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환자가 부작용이 잘 적응되고 잘 조절이 되면, 2개월 혹은 3개월 간격으로 치료 중에 방문을 하게 되고요. 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는 치료를 하게 되기 때문에 그렇게 치료를 하여 균이 안나오고 증상이 호전되면, 우리가 일단은 완치했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렇지만 이제 간혹 재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추적을 해야 됩니다.

치료 성공률은 균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가장 흔한 마이코박테리움 아비움이나 인트라셀룰라레의 경우 40-60%, 마이코박테리움 압세수스의 경우 30-40%, 마이코박테리움 마실리엔스의 경우 7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이 재발하는 경우도 많은가요 ?

재발하는 확률도 꽤 높습니다. 원인균에 따라 재발 확률이 좀 다른데요. 치료받은 환자의 10-40% 에서 재발할 수가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환자의 48%가 재발로 분류되었고 이를 환자의 균을 조사해보니 75%가 새로운 균이 재감염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치료가 성공한 후에도 주변 환경이 균이 많기도 하지만 감염된 사람은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가 받기 때문에 재발하는지 치료 종료 이후에도 꾸준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의 예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보니까 예방을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겠습니다. 생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샤워할 때 에어로졸 형성을 줄이기 위해 큰 구멍이 있는 샤워헤드를 사용하고, 샤워헤드를 정기적으로 소독하거나 6개월에서 1년마다 교체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시중에 파는 필터 달린 샤워헤드들은 대부분 비결핵항산균을 막을 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예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 후 정원을 가꾸거나, 먼지가 나지 않도록 토양을 축축하게 한 뒤에 작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마른 것이 이 병에는 좋지 않습니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마른 분이 비결핵항산균 폐질환의 재발 및 재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영양 있는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여 체중을 늘리는 노력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환자들한테는 고기도 많이 먹고 운동도 많이 하고 병원에 적극적으로 오셔서 몸무게도 측정해 보라고 보통 저는 말씀을 드립니다.